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놓고 여전히 온도차를 드러냈다. 혁신당에서는 “빨리 단일화해야 된다”며 압박에 나섰지만 민주당에선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금정 후보 단일화와 관련 “저희 당의 류제성 후보가 한 20번 정도 단일화 요구를 했는데 아직 민주당에서는 답이 없어서 너무 안타깝다”면서 “빨리 단일화해야 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시민들 앞에 (후보 간) 토론을 하고 합의된 방식으로 단일화하자”면서 “그러면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당은 투표용지 인쇄일 등을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3일이 선거운동 개시하는 날이고 7일은 투표용지 인쇄일, 사전투표일은 11일”이라며 “이게 전부 단일화의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 날짜들을 앞두고 혁신당도 민주당도 양보할 건 양보하고 결단해야 된다”고 말했다.
혁신당이 이처럼 단일화를 서두르자고 압박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당 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세를 모으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경선 단일화 방식이 유력한 상황에서 일정을 늦추면서 당 소속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SNS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부산 금정, 인천 강화, 전남 영광, 곡성에 살고 있는 연고자를 모조리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 선거, 백병전만이 승리의 유일한 공식”이라며 “동지들이 모아주신 한 표 한 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0·16 재보궐 선거와 관련,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편 바 있다. 민주당은 특히 ‘텃밭’인 호남에서 혁신당에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이 높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정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혁신당 조국 대표에 대해서도 호남이 아닌 부산 금정 선거에 집중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당이)같은 편인 민주당에서 둥지를 뺏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조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금정구 보궐선거를 더 열심히 뛰어 지역구를 마련하면 훨씬 보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금정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민주당과 혁신당 후보 가운데 인지도가 앞서는 사람이 돼야 한다면서 “누가 단일화(후보)가 되든 조 대표가 거기에 가서 열심히 도와주시는 모습이 민주 세력의 승리를 위한 참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져도 조 대표가 호남 재선거가 아닌 금정 보궐선거를 지원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혁신당을 독립정당으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드러냈다. 실제로 민주당에선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혁신당이 장기적으로 독립정당으로 남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혁신당 흔들기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