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새 만 62세인 정년퇴직 시점 전에 학교를 그만둔 초중고 교사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퇴직 교원 비율은 중학교가 초등학교·고등학교보다 높았고, 연차별로는 경력 15년 이상~25년 미만인 교사, 즉 중견 교사 퇴직 비율이 상당한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은 전국 시도 교육청 중 최근 5년간 중도 퇴직한 교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발생한 서울 서이초등 사태 등 교권 침해와 생활 지도의 어려움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부산교사노조는 국회 백승아 의원실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초중고 중도 퇴직 교원 현황 자료를 분석해 1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도 퇴직한 교원은 총 3만 3705명이었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1만 4295명 △중학교 1만 1586명 △고등학교 7824명 순이었다. 5년 전인 2019년 6151명이던 중도 퇴직 교원 수는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7626명을 기록했다. 5년 만에 24%가 증가한 것이다.
부산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초중고 교원의 중도 퇴직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도 퇴직한 부산 초중교 교원은 총 2966명이었다. 부산은 전체 교원 중 중도 퇴직 교원 비율이 3.07%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가장 높았다. 부산은 서울(6079명·2.49%), 충남(2114명·2.36%), 강원(1573명·2.30%), 전남(1847명·2.24%)보다 중도 퇴직 교원 비율이 높았다. 부산 초중고 중도 퇴직 교원은 △2019년 462명 △2020년 529명 △2021년 664명 △2022년 543명 △2023년 768명으로 집계됐다. 부산 지역 중도 퇴직 교원 수는 5년 만에 66%가 늘었다.
부산 지역 중도 퇴직 교원의 소속 학교는 초등학교가 152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959명)와 고등학교(487명)가 뒤를 이었다. 학교별 중도 퇴직 교원 비율은 중학교가 3.72%로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2.99%, 고등학교 2.43% 순이었다.
중도 퇴직 교원의 근무 기간은 △25년 이상~35년 미만 51.8%△35년 이상 39.0% △15년 이상~25년 미만 5.7% △5년 이상~ 15년 미만 2.0% △5년 미만 1.3% 순이었다. 특히 교육 전문성을 갖춘 중견 교원인 15년 이상~25년 미만의 교사는 2019년 23명에서 지난해 49명으로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보직교사 업무를 맡아야 할 중견 교원의 이탈은 학교 교육 업무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부산교사노조는 “최근 5년간 중도 퇴직을 결정한 부산 초중고 교원이 66%나 증가한 것은 부산 교직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도서 벽지 근무가 많고, 주소지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곳에 발령받기 어려운 지역에 비해 부산의 중도 퇴직 교원 비율이 높은 것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것이다.
부산교사노조 김한나 위원장은 “다른 시도에서 전입한 교사 의견을 들어보면 부산이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어려움뿐만 아니라 교사가 맡아야 하는 업무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학부모의 부당한 간섭과 지나친 요구, 아동학대 신고 등 생활지도 어려움 등이 중도 퇴직 교원이 늘어난 요인으로 보인다”며 “부산시교육청은 교사가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