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도시 수장 박형준-오세훈, 돋보인 특강 교류

입력 : 2024-10-01 18: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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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박 시장 서울 강연
8월 말엔 오 시장이 부산 찾아
수도권-지역 상생 발전에 공감

박형준(오른쪽) 부산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산시장 초청 특별강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형준(오른쪽) 부산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산시장 초청 특별강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시 제공

부산과 서울, 대한민국 양대 도시를 이끄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특강 교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두 도시 간 교류협력이 수도권-비수도권 상생의 새로운 전기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두 시장은 수도권 일극주의에 따른 대한민국의 위기와 균형발전 당위성에 깊이 공감하면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부산과 서울이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최후의 보루, 부산’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 극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허들, 도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국가균형발전의 해법으로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시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박 시장은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이 아닌, 수도권의 심각한 도시 문제 해결과 일과 삶의 균형 등 수도권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 젊은 공무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강연장을 가득 메운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 시장의 강연을 시종 경청하면서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 한 직원은 부산의 핵심 현안인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 문제를 거론하면서 “금융기관들을 비롯한 관련 산업 기반이 모두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산은 본사만 부산으로 옮겨간다고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했다. 박 시장은 “단순히 산은 본사를 이전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 산업을 일으키고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 부산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부산은 인프라, 산업, 인재에 대한 혁신과 삶의 질 높은 고품격 도시 조성을 통해 글로벌 허브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을 경청한 오 시장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고등학교 선배인데 그 중에서도 무서운 사람이 한 해 선배”라면서 박 시장과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서울 대일고 출신인 오 시장은 박 시장의 고교 1년 후배이고 대학도 나란히 고려대를 나왔다. 오 시장은 “부산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정, 꿈을 펼치기 위한 타 지방 및 중앙정부 도움에 대한 염원 등이 오롯이 담겨 있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명강연이었다”고 극찬했다.

박 시장의 이날 특강은 지난 8월 23일 오 시장이 부산을 방문해 부산시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민선 8기 서울시정 철학인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을 주제로 진행한 특강에 대한 화답으로 마련됐다. 두 도시는 서로의 정책을 벤치마킹하고, 도시디자인, 관광 활성화, 스타트업 육성, 정원 문화 확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우호 교류를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양대 도시 수장이 남다른 ‘케미’를 과시하며 국토균형발전에 힘을 모으고 나서면서 산업은행 이전과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등 부산을 남부권 혁신 거점으로 도약시키는 기반을 만드는 데도 우호적인 기류를 조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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