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하 부산록페)이 4~6일 부산 사상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다. 부산록페는 지난 2000년 시작되어 25년 동안 명맥을 꾸준히 지켜 온 국내 최초이자 최장수 록페스티벌이다.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아티스트 78개 팀이 참여한다. 올해의 특징으로는 추억을 자극하는 전통의 팀이 많고, 제이팝의 인기를 타고 일본팀의 참가가 늘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음악성과 티켓 파워가 검증된 스타들이 대거 참가해 다양한 연령층에서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첫날인 4일의 헤드라이너(대표 출연자)는 2000년대 중후반 영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록밴드 ‘카사비안(KASABIAN)’이다. 영국 록을 이끌었던 밴드가 10년 만에 한국에 오는 것이다. 첫날의 간판인 만큼 관객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연출하는 거대한 슬램(다른 사람과 서로 몸을 부딪치기)과 떼창이 기대된다. 이날 국내파로는 ‘싱어게인’ 초대 우승자에서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로 성장한 이승윤, 새롭고 용감한 사운드를 만드는 밴드로 알려진 ‘실리카겔’을 만날 수 있다. 오래전 ‘담다디’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 가수 이상은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인다.
둘째 날인 5일에는 수많은 인기곡을 보유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앤 마리(ANNE-MARIE)가 헤드라이너이다. 그의 노래 ‘2002’는 2019년 국내 음원 차트 연간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을 만큼 한국인이 사랑하는 가수다. 그 뒤에도 다수의 케이팝 아티스트와 작업을 이어가고 있어서 더욱 팬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국내파로는 국내 최고의 대중성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밴드 ‘잔나비’, 파워풀하고 사이키델릭한 연주와 보컬 하현우의 미친 가창력으로 유명한 ‘국카스텐’을 만날 수 있다.
제이팝과 제이록을 좋아하는 음악 팬이라면 마지막 날인 6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일본 펑크록을 대표하는 밴드인 ‘엘르가든(ELLEGARDEN)가 이날의 간판이기 때문이다. 2008년에 활동을 중단했다 2018년에 돌아온 뒤에도 주로 작은 무대 위주로 서고 있기에, 페스티벌에 나왔을 때 꼭 챙겨서 봐야 한다. 어쩌면 그렇게 50대 아저씨들이 청춘 같은 이미지로 씩씩하면서도 멜로디컬한 펑크 음악을 들려주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만찟남’에 중성적인 매력이 물씬한 하이도(HYDE)의 무대도 제이팝 팬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국내파로는 사랑스러운 남매 악뮤(AKMU)와 에프티아일랜드(FTISLAND)의 무대가 기대된다.
부산록페까지 와서 부산 밴드를 안 보고 간다면 앙꼬 빠진 찐빵과 다름없다. 부산을 대표하는 밴드로 발돋움한 ‘해서웨이’,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밴드기린’, 서울·인천·부산의 락커들이 부산에서 뭉친 ‘서울부인’ 같은 지역 밴드도 챙겨 봐야 축제를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국제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태국을 대표해서 참가하는 팝스타 ‘빠미(Palmy)’의 색다른 무대도 놓치기 아깝다.
이번 부산록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 외에도 다양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급식계의 레전드 김민지 영양사와 함께하는 쿠킹클래스, 부락 노래자랑, 삼락 게임천국 등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축제 기간 동안 삼락생태공원 오토캠핑장 및 행사장과 주요 역사를 오가는 순환버스, 광역 셔틀버스 관련 정보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 홈페이지(www.busanrockfestiva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근록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은 “부산록페가 부산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으니 마음껏 즐겨 달라”라고 말했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