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회 전국체전을 일주일 앞두고 주 개최지인 경남 김해시에서는 숙박 전쟁이 한창이다. 숙박난에 체전 기간 객실 온라인 예약이 중단된 곳은 물론 평소 대비 2~3배에 달하는 비용을 요구하는 업소도 속속 등장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2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체전이 열리는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김해시 숙박업소 가격이 터무니없이 올라 이용객이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부족해 예약 자체가 어렵고, 일부는 1박 당 5만~6만 원에 판매하던 객실을 17만 원 넘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지난 8월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체전 기간 머물 김해 숙소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한 게시자는 “어방동 인근에 7~10개 객실을 예약하려고 하는데 방이 없다. 가능한 곳을 알면 소개해달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지금까지 답글이 달리지 않았다.
한 시민은 행정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북부동 주민 김민지(44) 씨는 “지인이 머물 숙소를 찾다가 깜짝 놀랐다”며 “모텔 숙박비가 하루 6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날짜를 지정하니 17만 4000원으로 바뀌었다. 너무 비싸다. 지자체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숙박 업체에 항의하니 방이 몇 개 남지 않아 그렇다며 앞으로는 더 비싸질 거라고 했다. 어쩔 수 없어 예약은 했지만, 당연한 듯 얘기해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고 덧붙였다.
김해시에 따르면 이번 전국체전 관련 예약을 받은 김해 숙박업소는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와 아이스퀘어호텔, 모텔 120여 곳이다. 시설 노후 등을 이유로 제외된 숙박업소를 빼고 지역 업소 대부분이 참여한다는 게 김해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중 롯데호텔앤리조트 객실 250실 중 190실을 재외동포 선수단이 사용한다. 아이스퀘어호텔 182실에는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머문다. 결국 모텔 120여 곳에서 각 지역 선수단과 가족, 체육회 관계자, 관람객 등을 수용해야 한다. 다른 일로 김해를 방문한 사람들도 포함된다.
김해시는 앞서 지난 1월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 대비 용역 결과를 발표하며 교통·주차난과 함께 행사 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숙박난을 꼽았다.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시는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되는 개·폐회식에 각각 관람객 1만 5000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국체전과 관련해 예약된 김해 숙박업소 객실 수는 2650여 개다. 예상 수요 대비 73%에 달한 수치”라며 “이제 가용할 수 있는 객실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을 이용해 숙박업소들이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해시와 대한숙박업중앙회 김해시지부는 올해 초 전국체전 선수단 예약 지원과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지난 4월에는 숙박업소 영업주 200여 명이 모여 전국체전 기간 김해 방문 손님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객실을 제공하겠다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바가지 상술은 활개를 치는 모습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선수단이 종일 객실을 이용하다 보니 다른 기회비용까지 포함해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안다”며 “개인 사업장이어서 숙박비를 비싸게 받는 행위에 대해 제재할 규정이 없다. 신고가 접수되면 협조를 구하는 방법뿐”이라며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제105회 전국체전은 49개 종목이 경남도 18개 시군 75개 경기장에서 나뉘어 열린다. 주 개최지인 김해시에서는 개·폐회식과 육상·태권도 등 16개 종목이 치러진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