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정치가 실종되고 전쟁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대화나 타협이 성숙된 다음에 논의해도 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무가 “요즘 한국 정치가 실종됐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정치가 실종되고 전쟁만 남았다”며 “정치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타협인데 요즘 그게 잘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쟁의 본질은 상대를 절멸시키는 것이고 정치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게 (전쟁과 정치의) 가장 큰 차이인데 지금은 상대를 없애려 하고 부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건 국민들이다. 이것은 비정상이기 때문에 정상으로 결국 회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한국교회총연합 장종현 회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의료대란 위기 해결에 종교계가 적극 나서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내년 의대 정원 문제도 대화 주제로 삼을 수 없겠느냐는 입장이고, 저도 당연히 그래야 의료계가 대화 테이블에 나올 명분이 생긴다는 입장이다. 의료계도 같은 입장인데 정부가 지금까지 요지부동”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장 회장이 “동성애만큼은 막아야 한다”며 차별금지법 입법을 우려하자 “당장의 엄청난, 시급한 일이냐는 부분을 고려할 것도 있어서 충분히 논의하고 사회적 대화나 타협이 성숙된 다음에 논의해도 되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금 사실 먹고사는 문제도 심각하고, 정치의 근본이 사람들 먹고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영혼의 양식을 풍부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데 일상도 중요하다”며 차별금지법 입법에 대해 사실상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