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감정적 판결” 비판 쏟아낸 친명계…비명계 향해선 “움직이면 죽인다”

입력 : 2024-11-18 10:53:08 수정 : 2024-11-18 11: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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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법원이)작심하고 이 사람 죽여야 되겠다고 생각”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죽는다… 당원과 함께 죽일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와 관련 ‘법원 때리기’에 나섰다. 그동안 ‘검찰 때리기’에 집중했던 민주당은 1심 법원이 이 대표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정치적 힘”이 작용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는 비명계를 향해 “움직이면 죽일 것”이라는 말까지 쏟아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오전 일제히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이날 아침 진행된 대부분의 라디오 인터뷰 프로그램에 민주당 인사가 등장해 법원을 비판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판결에 대해 “정치적인 힘의 작용,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보이지 않는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법원이)독자적인 판단으로 이 판결을 했겠느냐”면서 “정치적 판결이 이어지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민주당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판사가 유죄의 예단을 갖고 있었지 않았나”라며 “(유죄라는)선입견이 있지 않았나라는 느낌을 갖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강성 친명 인사들의 법원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판결에 대한 비판은 가능하다”면서 “대한민국 판사들이 그것(비판)을 겁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1심 법원이)유무죄에 있어서는 합리성을 잃었고 양형에 있어서는 감정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법원이)작심하고 이 사람을 죽여야 되겠다는 생각한 정도가 아니면 가능할까 싶은 판결을 했기 때문에 감정 아니면 이게 뭘까”라고 말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균택 의원도 1심 법원이 ‘감정적 판결’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고 김문기 씨를 몰랐다는 발언의 의미를 캐내서 거짓말에 해당한다는 식으로 해석을 한 것은 (법원이)피고인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을 갖지 않는 한 그렇게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재판부가 이 대표에 대한 나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친명계 지도부가 이처럼 법원의 독립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비판 목소리를 높인 데 대해선 여론 악화를 의식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리한 기소’ 주장을 ‘무리한 판결’로 확대하면서 ‘이재명 무죄’ 여론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지키기 위한 ‘비명계 때리기’도 시작됐다. 당 안팎에서 ‘이재명 대체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분열 책동’이라고 비판하며 비명계에 대해 “움직이면 죽일 것”이라는 막말까지 나왔다.

민주당 강성 친명계인 최민희 의원은 지난 16일 광화문 집회 현장에서 진행한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에서 비명계가 움직인다고 (보도)하는데 움직이면 죽는다”면서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판결에 대해서도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숨죽여 있던 민주당 내 분열 세력이 준동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이 국면이 돌파될 것이냐, 당이 사분오열될 것이냐가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고통 받는 신의 종’에 비유하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이날 SNS에 이 대표의 사진을 올리면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를 인용했다. 이 의원은 “더 훌륭한 인간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는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라면서 “어떠한 고통에도 상처 받지 않으며 어떠한 모욕에도 해 입는 법이 없다”고 적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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