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대가
역사가들은 명(明)의 멸망 원인을 만주족의 침략과 정치적 파벌주의, 행정 실패, 세수 감소, 농민 반란 등에서 찾는다. 저자는 사실 그보다 훨씬 깊은 원인이 기후 문제라고 주장한다. 소빙하기의 절정이었던 1640년대 초 기후위기와 팬데믹, 치솟는 물가와 인플레이션의 치명적 조합이 명 제국을 한순간에 몰락시켰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최근의 식료품 가격 폭등이 더 두렵게 느껴진다. 티모시 브룩 지음/박찬근 옮김/너머북스/336쪽/2만 6500원,
■예언자의 노래
폴 린치는 ‘아일랜드 문학의 르네상스를 이끄는 빛’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가다. 그는 이방인과 내몰린 삶에 주목해 왔다. 2023 부커상 수상작인 <예언자의 노래>의 출발 역시 시리아 내전에 대한 서구 사회의 명백한 무관심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야기의 무대를 통째로 아일랜드로 옮겨와 통렬한 이 소설을 완성했다. 폴 린치 지음/허진 옮김/은행나무/364쪽/1만 8000원.
■트럼프 청구서
트럼프 2기는 1기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책 《트럼프 청구서》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향후 한미 관계의 키워드로 ‘버든 셰어링(burden sharing)’과 ‘중국(China)’을 꼽는다. 여기에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더해진 트럼프 청구서가 한국에 날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박형주 지음/어티피컬/284쪽/1만 9000원.
■실버타운 사용 설명서
실버타운 전문가인 저자와 연구팀이 전국 34곳의 실버타운을 직접 방문하고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입주보증금과 생활비를 비롯하여 중요 항목을 빠짐없이 조사했다. 실버타운 선택부터 입주 후 생활까지 100문 100답을 통해 각종 궁금증에 대한 상세한 답변도 담았다. 2025년 문을 여는 부산의 ‘라우어’와 ‘라티브’는 별도로 소개했다. 이한세 지음/골드북스/640쪽/3만 8000원.
■시골집의 기적
어느 날 문득 시골집을 갖고 싶다는 열망으로 전국을 돌며 찾은 충남 서천의 작은 한옥을 고친 경험을 모아 낸 책이 <2천만 원으로 시골집 한 채 샀습니다>이다. 저자는 그 후 10년, 50채에 가까운 시골집을 고치면서 방송과 강의까지 겸하는 일명 ‘시골집 전문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가 고쳤던 많은 집 중에서 열두 채의 집을 골라 소개했다. 오미숙 지음/포북/304쪽/2만 2000원.
■물 만난 해양민속학자의 물고기 인문학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우리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1부 물고기, 2부 사람, 3부 바다로 꾸몄다. ‘한국 김, 세계인의 먹거리가 된 이유’, ‘물고기여, 그가 오면 줄행랑쳐라’, ‘조선의 배는 왜 삼각돛이 없을까’ 같은 흥미로운 주제들이 담겼다. 어촌 인문학이자, 바다 인문학이다. 김창일 지음/휴먼앤북스/392쪽/2만 3000원.
■천만국가
대한민국이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해야 ‘천만국가’라도 유지할 수 있다는 충격적 진단이다. 스위스, 스웨덴 등 선진 복지국가들이 1천만 명 안팎의 인구를 가진 나라다. ‘천만국가’는 대한민국 인구의 새로운 균형점이 될 수 있단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한 줄 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문명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우석훈 지음/레디앙/330쪽/1만 80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