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김민재, PSG전 완벽 수비에 UCL 데뷔골까지

입력 : 2024-11-27 11:45:18 수정 : 2024-11-27 15: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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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세트피스 헤더로 결승골
5차전 홈 경기 1-0 승리 이끌어
시즌 2호 골…손색없는 수비도
이강인 후반 투입 '코리안 더비'











27일 PSG와 경기에서 UCL 데뷔골이자 시즌 2호 골을 넣은 뮌헨의 센터백 김민재. AFP연합뉴스 27일 PSG와 경기에서 UCL 데뷔골이자 시즌 2호 골을 넣은 뮌헨의 센터백 김민재. AFP연합뉴스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의 '철기둥' 김민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데뷔골이자 시즌 2호 골을 뽑아냈다.

김민재는 27일(한국시간)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UCL 리그 페이즈 5차전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과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38분 세트피스 헤더 선제골을 터뜨리며 뮌헨의 1-0 승리에 앞장섰다.

왼쪽에서 골라인에 바짝 붙어 올라온 코너킥을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펀칭해 내지 못하자 문전에서 김민재가 머리로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의 UCL 무대 데뷔골이었다. 2021년 페네르바체(터키) 유니폼을 입고 유럽에 진출한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분데스리가에서는 간혹 골 맛을 봤으나 클럽대항전에서는 공격포인트를 올린 적이 없었다.

리그에서만 1골을 기록 중이던 김민재의 올 시즌 2호 골이기도 했다. 김민재는 지난달 6일 프랑크푸르트와의 분데스리가 6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넣었다.

본업인 수비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한 차례 상대 슈팅을 블록해 냈고, 가로채기 2회, 걷어내기 7회 등을 기록했다.

초반부터 뮌헨의 기세에 눌린 PSG가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에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김민재는 후반 5분 최전방까지 달려 나온 상대 측면 수비수 누누 멘데스에게 향하는 패스를 뒷발로 끊어내는 등 상대 공격의 길목을 차단하는 빼어난 위치 선정으로 뮌헨의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후반 11분 PSG 공격수 우스만 뎀벨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승부의 추는 뮌헨 쪽으로 더 기울었다.

전반에 과도하게 항의하다가 옐로카드를 받은 뎀벨레는 역습에 나가려던 뮌헨 알폰소 데이비스에게 깊은 태클을 걸어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았다.

패배 위기에 몰린 PSG는 첫 교체 카드로 후반 20분 워렌 자이르에메리 대신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강인은 간간이 날카로운 왼발 킥으로 뮌헨을 긴장케 했으나 수세의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김민재와 이강인 모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한국 선수가 UCL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친 건 2011-201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박지성과 FC바젤(스위스) 박주호 이후 13년 만이었다.

뮌헨은 후반 29분 저말 무시알라의 결정적 슈팅이 골키퍼 마트베이 사포노프의 손끝에 걸리면서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와 한 점 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공식전 7경기 무실점 연승을 기록한 뮌헨은 UCL 리그 페이즈에서 11위(승점 9)로 올라섰다. 반면 PSG는 토너먼트 진출이 불가능한 26위(승점 4)로 내려앉아 비상이 걸렸다.

김민재는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팀 내 입지가 여전히 불안정해 보였다. 지난 시즌 잦은 실수로 뮌헨이 우승에 실패하자 주요 원인으로 김민재가 자주 지목됐다.

전반기 활약은 준수했으나 후반기 들어 중요한 경기에서 실점으로 이어진 실책성 플레이를 거듭했고 급기야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렸다.

뮌헨에서 불안한 첫 시즌을 보낸 김민재를 두고 여름엔 그가 이탈리아 세리에A로 돌아갈 거라거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 다른 빅클럽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여러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초반에도 다소 부진했다. 볼프스부르크와의 리그 개막전(뮌헨 3-2 승리)에서 패스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내줬다.

이 경기 뒤 김민재는 센터백 파트너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뱅상 콩파니 감독의 지도 아래 특별 훈련을 받기도 했다. 콩파니 감독은 세계적인 센터백 출신의 젊은 지도자다.

이후 김민재의 경기력이 정상 궤도로 돌아왔는데도 독일 언론은 괜히 트집 잡곤 했다.

특히 선제적으로 상대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김민재 특유의 '적극적인 수비 방식'에 현지 매체들은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뮌헨 소식을 주로 다루는 바바리안풋볼은 "김민재의 위치 선정은 여전히 문제다. 몇 번의 실수가 아닌 고약한 습관"이라고 지적했고, 유력지 빌트는 뮌헨이 바르셀로나(스페인)에 1-4로 패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와 관련해 "김민재는 엉망이었다. 팀이 지고 있을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흔들림 없이 매 경기 제 몫을 다했고, 27일 PSG와 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이 같은 우려와 불신을 씻어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김민재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8.3의 평점을 매겼다. UEFA의 경기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Match)로도 선정됐다.

콩파니 감독은 경기 뒤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을 아낌없이 칭찬했다.

그는 "공격수들은 우리 뮌헨 훈련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다. 스트라이커들이 즐겁지 않다면, 수비수들이 뭔가 잘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경기력에는 늘 자신감과 시간이 필요한 법"이라고 말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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