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사 어도어와 29일 0시부터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진스는 28일 오후 8시 30분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9일 자정부터 뉴진스와 어도어는 계약을 해지할 것을 말씀드린다”며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와 현재의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밝혔다.
멤버 다니엘은 “전속계약이 해지되면 저희 5명은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게 될 것”이라며 “어도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약속돼 있고 계약된 일정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계약된 광고도 예정대로 전부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뉴진스는 다만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밟진 않겠다고 밝혔다. 민지는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전속계약을) 해지하는 것”이라며 “계약을 해지하면 전속 효력은 없으므로 저희 활동에는 장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가처분 등의 소송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할 경우 물어야 할 위약금을 4500억 원에서 62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도어와 뉴진스 중 누구에게 계약 파기에 대한 귀책 사유가 더 있느냐에 따라 위약금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혜린은 “저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 활동했기 때문에 저희가 위약금을 낼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간 뉴진스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걸그룹이 자신들의 콘셉트를 모방했고, 자신들이 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지난 13일 소속사 어도어를 상대로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뉴진스가 내용증명에서 요구한 내용에는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이야기한 매니저의 공식 사과, 민희진 전 대표 복귀 등이 담겼다. 내용증명에 대한 어도어의 답변 시한은 28일까지다. 하니는 “저희는 여기에 계속 남기에 시간이 아깝다”며 “정신적인 고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민지는 “가능하다면 민희진 대표와 함께 계속 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뉴진스가 29일 0시를 기점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팀명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혜인은 “저희 다섯은 앞으로 의지와 상관없이 당분간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을 수 있다”며 “그래도 저희가 뉴진스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고, 이름을 포기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니엘은 “뉴진스라는 이름을 위해 싸우겠다”며 “이름이 어떻게 되든 ‘뉴진스 네버 다이’(뉴진스는 죽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