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 공공배달앱 ‘배달의 진주’가 11월 9일부터 운영을 중단한 가운데 다른 지역과는 달리 소상공인 미정산금이 발생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배달의 진주’ 관련 미정산 금액은 2억 300만 원이다. 피해 가맹점은 총 887곳 가운데 541곳에 달한다. 금액이 큰 곳은 200만 원까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일주일 정도 안에 정산이 돼야 하지만 벌써 두 달 넘게 돈을 받지 못한 점포도 있다.
한 업주는 “미정산금이 100만 원 정도 된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큰돈이다. 며칠 일해야 꼬박 벌 수 있는데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 더 화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미정산금이 발생한 건 ‘배달의 진주’ 운영사 적자 누적 탓이다. ‘배달의 진주’ 거래 금액은 2021년 5억 6444만 원, 2022년 15억 3963만 원, 2023년 42억 2851만 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6월까지 15억 2675만 원에 그쳤다. 중개수수료 수익이 나지 않으면서 적자에 시달린 운영사는 인력까지 줄였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기 역부족이었고, 결국 8월부터 가맹점에 정산을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다만 이미 운영을 중단했거나 예정된 공공배달앱 중 미정산금이 발생한 건 진주시뿐이다. 심지어 ‘배달의 진주’와 같은 업체가 운영하는 창원 ‘누비고’도 운영 중단을 앞두고 있지만 미정산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은 시스템 때문이다. 창원 ‘누비고’의 경우 소비자가 배달을 시키면 시스템에서 정산하고 수수료만 운영사로 넘긴다. 이 때문에 정산이 늦어지거나 하는 문제가 없다.
반면 ‘누비고’에 앞서 2년 먼저 만들어진 ‘배달의 진주’는 이 같은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다. 인력이 직접 정산을 한 뒤 가맹점에 보내주는 형태였다. 적자 폭이 커진 데다 운영사가 인력을 줄이면서 정산 업무에 과부하까지 걸리면서 이 같은 상황이 빚어졌다.
다른 공공배달앱 역시 ‘누비고’와 같은 형태로 운영되거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형태로 운영돼 미정산금은 발생하지 않았다.
오경훈 진주시의원은 “배달의 진주를 운영했지만, 운영사에 대한 관리가 거의 되질 않았다.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또한, 몇 달 전부터 정산이 연체되기 시작했는데 선제적으로 조치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보험 가입 등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것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진주시는 피해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미정산 금액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설명했다. 업체 측이 계속해서 정산을 늦출 경우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업체 측에서 조만간 미정산 금액을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만약 피해 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고발, 민사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그동안 배달앱 홍보를 위해 사용됐던 사업비를 내년부터는 진주사랑상품권으로 발행해 지역 내 소비 촉진과 소상공인 소득 증대를 위해 사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