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보관’ 법 위반 가능성 지적
“과제관리관 규정 적법 준수” 반박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1독. 부산일보DB

한화오션이 2013년 수행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자체 보관하다 최근 방위사업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는 3급 비밀 문건으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한화오션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조처라고 주장한다.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과 방사청 등에 따르면 방사청 사업팀은 지난해 11월 비밀 원본 국가기록물 이관 처리 과정에서 한화오션이 보관 중인 KDDX 개념설계 보고서 원본을 제출 받았다.

한화오션은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12년 KDDX 개념설계 프로젝트를 수주해 이듬해 10월 방사청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방사청은 이를 원본이라 생각해 접수했는데, 지난해 11월 한화오션이 ‘개념설계 결과보고서 원본을 보관 중’이라며 방사청에 관련 문건과 CD를 다시 제출했다. 이에 국군방첩사령부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 지시에 따라 한화오션이 어떤 이유로 원본을 보관해 왔는지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화오션은 불법 보관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과거나 지금이나 군사기밀보호법 지침과 훈령에 원본을 보관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근거는 없는 데다, 당시 계약서상에도 원본을 제출하라는 규정은 없었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개념설계 당시 ‘과제관리관이 요구한 방법에 따라 납품한다’는 규정을 적법하게 준수했다”면서 “사본 제출 당시 수령확인증과 제출 공문에도 당사의 원본 보관 사실은 물론 원본과 사본 폐기 연한이 정확히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모든 방산업체와 같이 매년 두 차례 관계기관의 보안검사를 받고 있다. 검사 시 보관 목록에 따른 실제 보관 여부 확인 절차 또한 거쳐 왔다”며 “지난해 원본 제출도 보관, 폐기 기한 도래에 따른 당연한 조처였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