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녹차 시배지’ 경남 하동군이 올해 처음으로 자체 가루녹차 생산에 성공한 데 이어 첫 유럽 수출에도 성공해 겹경사를 맞았다.
9일 하동군에 따르면 올해 가루녹차 생산을 위해 수매한 차광 생엽의 양은 401t으로, 수매 대금은 9억 2000만 원 정도다. 이는 지난해 117t, 3억 3000만 원 대비 각각 342%, 275% 증가한 수치다.
차광 생엽은 전량 가루녹차 생산에 활용됐다. 가루녹차는 비만·당뇨 개선 효과가 나타나며 혈중 지질혈증과 지방간을 억제해 대사증후군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흡기와 피부 건강에도 효과가 있어 건강기능식품으로서의 발전 가능성도 확인됐다. 여기에 가루녹차는 농가 소득에도 도움을 준다. 기존 녹차 티백이 kg당 1200원인 반면, 가루녹차는 kg당 최고 4800원을 호가한다. 비슷한 노동력으로 3~4배 정도 비싸게 팔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가루녹차는 색도(녹색 빛깔)를 맞추기 까다로워 생산에 어려움이 따른다. 일반적인 재배 방법으로 생산한 생엽으로는 짙은 녹색 빛깔을 맞추기 힘들다. 실제 하동군 역시 지난해까지 제주도에서 생산된 생엽을 일부 매입해 가루녹차를 생산했다.
이에 하동군은 올해 차광 재배 방식을 도입해 짙은 빛깔의 녹차 생산에 착수했다. 또한 녹차연구소는 올해 출범한 하동가루녹차유기농생산자협회와 유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품질 개선과 수출 진흥에 힘써왔다. 여기에 올해는 기존 수확 방식을 연간 2회 수확에서 3회로 확대했으며, 기존 녹차연구소 외에 화개농협과 지역기업이 1차 가공을 맡으면서 늘어나는 수확량을 모두 가공할 수 있었다.
하동녹차연구소 관계자는 “올해는 가루녹차 원료 수급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일부 원료를 외부 구매로 충당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자체적 원료로 가루녹차 가공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동 가루녹차에 대한 국내외 호평이 이어지면서 수출길도 확대되고 있다. 군은 지난 6일 유기농 가루녹차 미국·유럽 수출을 위한 선적식을 가졌다. 수출 물량은 미국 12t, 유럽 6t 등 총 18t이다. 특히, 가루녹차의 대규모 유럽 수출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럽 시장 내 입지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번 수출을 포함해 올해 하동군 전체 가루녹차 수출량은 100여t으로 지난해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