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원가가 매출의 93%, 내년이 더 두렵다”

입력 : 2024-12-10 18: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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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잿값 급등에 “남는 게 없다”
지역 업체 고사 우려 더욱 커져

환율이 치솟아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건설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18블록 공사현장. 정대현 기자 jhyun@ 환율이 치솟아 원자잿값이 급등하면서 건설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18블록 공사현장. 정대현 기자 jhyun@

주요 건설사들의 매출에서 원자잿값 등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93%에 이를 정도로 건설업계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 대출 규제 등이 이어지는데 12·3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마저 치솟아 지역 건설업계는 ‘적자 경영’을 이기지 못하고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1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10대 건설사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3분기 기준 93%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액이 100이라면 원가가 93을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2021년 87.5%에서 3년 새 5.5%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업계는 매출원가율이 80% 안팎을 유지해야 적정한 수익이 난다고 본다. 최근 3~4년 새 급격한 건축비 인상이 없었던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은 80% 중반을 오갔다. 나이스신용평가 김창수 책임연구원은 “2021~2022년 글로벌 공급망 위기 영향으로 국내 건설사들은 과거 대비 높은 공사비 부담 수준을 보인다. 앞으로도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 10월 기준 130.32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보고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입되는 공사비가 2020년에 비해 30% 이상 올랐다는 의미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도 부동산 시장은 경기 악화와 대출 규제로 장기간 침체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불안감이 더해져 환율마저 치솟아 매출원가와 분양가 등이 동반 상승, 업계는 악화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멘트나 레미콘 등 핵심 원자재는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공사비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며 “공사비가 상승하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들과의 마찰도 한층 심화될 것이다. 이로 인해 공급이 밀리거나 감소된다면 주거 복지 차원에서도 부정적 결과를 낳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요 투자자나 건설사들은 부산을 비롯한 지방 사업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마땅한 일감이 없다”고 전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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