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조기 대선… 중앙발 ‘태풍’에 부산 정치권도 요동

입력 : 2025-01-06 18:27:38 수정 : 2025-01-07 09: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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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국힘 시당위원장 시선 집중
대권 주자 선정 따라 ‘계파 갈등’
친명 대부분인 부산 민주는 잠잠
내년 지방선거 친문과 경쟁 관측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4선 이상 중진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항의방문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4선 이상 중진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것과 관련해 항의방문을 마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6일 ‘8인 체제’ 구성 후 처음으로 재판관 회의를 여는 등 탄핵 심판이 본격화하면서 정치권도 조기 대선 채비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부산의 정치 지형도 자연스레 변화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지역 정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대권 주자들이 하나둘씩 몸을 풀고 있다. 우선 탄핵 후폭풍으로 불리한 싸움이 예상되는 여권에서는 여러 잠룡들이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휴대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8%를 얻으며 2위에 올랐고,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로 뒤를 이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나란히 5%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이처럼 국민의힘 대권 주자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부산 여권의 정치 지형 변화는 예측불허다. 특히나 부산은 친한(친한동훈), 친윤(친윤석열), 친홍(친홍준표) 등 계파가 섞여 있어 더욱 안갯속이다. 17명의 국민의힘 의원들 중 친한·친윤계는 지난해 당정 갈등, 탄핵소추안 표결 등을 거치며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결국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 윤곽이 드러나야 부산 국민의힘 권력 구조 재편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그 첫 시작은 지역 여권이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차기 부산시당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취임한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의 임기는 올해 6월 하순까지다. 이 자리를 노리는 의원이 다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 중론이다.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독주가 펼쳐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표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인 35%로 1위를 달렸다. 당내에는 이른바 ‘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물밑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각 2%, 1%, 0%대에 불과하다. 다른 언론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잡룡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조소 섞인 말들도 흘러나온다.

이 대표의 압도적인 지지율처럼 부산 민주당의 권력 구조도 지금까지는 별다른 변화 기류가 감지되지 않는다. 지역위원장들 대다수가 친명(친이재명)계를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이 대표가 대권 주자로 확정된 이후 지방 권력을 노리는 경쟁은 국민의힘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26년 지방선거에서 공공연하게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인사들이 다수다. 또한 기초단체장 자리를 두고도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 부산의 주류 자리를 지켜온 친문(친문재인)계와 친명계의 치열한 승부가 예견돼 있다.

이에 부산 민주당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권이 출범하자 친박(친박근혜) 간에 ‘찐박(진짜 친박) 논쟁’이 벌어진 것처럼 부산에서도 찐명(진짜 친명) 전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거치며 부산 민주당의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며 “탄핵 정국을 거치며 어느 정도 봉합이 되는 듯했지만 대선 이후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수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언급된 조사는 휴대전화 면접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에게 물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P)로 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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