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인공 태양 원료’ 중수소 골라내는 다공성 소재 개발

입력 : 2025-01-23 19:2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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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오현철 교수팀, 칵테일 고엔트로피 소재로 중수소 분리
고엔트로피상태서 양자체 효과 극대화..‘앙게반테 케미’ 게재

[연구진] (왼쪽 하단부터 반시계 방향) 오현철 교수, 남주한 연구원(제1저자), 최원영 교수, 정성엽 연구원, 조창현 연구원, 정민지 연구원. UNIST 제공 [연구진] (왼쪽 하단부터 반시계 방향) 오현철 교수, 남주한 연구원(제1저자), 최원영 교수, 정성엽 연구원, 조창현 연구원, 정민지 연구원. UNIST 제공
그림. 엔트로피 기반 다공성 물질 설계 전략. 엔트로피가 높아질 때, 좁은 기공 입구의 비율이 증가한다. UNIST 제공 그림. 엔트로피 기반 다공성 물질 설계 전략. 엔트로피가 높아질 때, 좁은 기공 입구의 비율이 증가한다. UNIST 제공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의 원료인 중수소를 효율으로 분리할 수 있는 다공성 신소재가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최원영·오현철 교수팀은 수소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를 분리해낼 수 있는 금속 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금속 유기 골격체는 금속 이온과 유기물 리간드가 화학결합을 이뤄 내부에 기공을 형성한다. 이 기공이 좁쌀과 쌀을 분리하는 체처럼 작용해 중수소만을 골라내는 원리다.

개발된 금속 유기 골격체는 LNG(액화천연가스) 액화 온도 정도의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111K, -162.15°C)에서도 수소에서 중수소를 분리해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수소 분리는 20K(-253.15°C) 이하의 극저온에서 이뤄진다. 이번에 개발된 금속 유기 골격체는 엔트로피 기반 구조 설계전략이 적용됐다. 여러 가지 유기물 리간드를 ‘칵테일’처럼 섞어서 ‘무질서도’인 엔트로피를 올린 것이다. 이 고엔트로피 상태에서는 수소와 중수소를 분리하는 양자체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림. 엔트로피 전략을 통해 제어된 다공성 MOF 구조. 저엔트로피(왼쪽) 구조 및 엔트로피 기반 구조 제어를 통해 구현된 고엔트로피(오른쪽)의 (A)도식 및 (B)분자 구조이다. UNIST 제공 그림. 엔트로피 전략을 통해 제어된 다공성 MOF 구조. 저엔트로피(왼쪽) 구조 및 엔트로피 기반 구조 제어를 통해 구현된 고엔트로피(오른쪽)의 (A)도식 및 (B)분자 구조이다. UNIST 제공

양자체는 좁은 기공을 통과할 때 수소와 중수소간의 확산 속도 차이를 이용해 둘을 분리하는 기법으로, 엔트로피가 올라갈수록 골격체 내 좁은 기공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양자체(Quantum Sieving)의 효율이 좋아진다. 연구팀은 X선 회절 분석과 수소 동위원소 파과(Dynamic Breakthrough)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최원영 교수 “이번 연구는 고엔트로피 다공성 물질을 기체 흡착과 분리에 응용한 첫 사례로, 엔트로피 기반 설계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이 기술이 청정 자원 활용과 미래 에너지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최원영 교수팀의 남주한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최 교수팀 조창현, 김영진, 홍예진, 이소현 연구원, 오현철 교수팀의 정성엽, 정민지 연구원이 공동 참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분야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지난달 12일 온라인 공개돼 정식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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