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밀려드는데”…밀양시내 숙박시설 턱없이 부족

입력 : 2025-02-09 12: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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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밀양에서 전국 규모의 2개 체육행사 동시 개최
민자사업 추진 리조트는 착공 안해…숙박시설 부족 자초


밀양시가 지난해 9월 스포츠파크 야구장과 가곡야구장에서 개최한 ‘제1회 선샤인밀양배 전국 아마야구 최강전’ 경기 모습. 밀양시 제공 밀양시가 지난해 9월 스포츠파크 야구장과 가곡야구장에서 개최한 ‘제1회 선샤인밀양배 전국 아마야구 최강전’ 경기 모습. 밀양시 제공

경남 밀양시가 최근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전국 규모의 체육행사를 잇따라 유치했지만, 정작 선수와 지도자 등이 머무를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추지 못해 지역경제활성화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시는 관광산업활성화를 위해 민간투자자와 골프장·리조트를 건설한다고 발표한 이후 돈이 되는 골프장만 완공해 영업하고, 관광객 등이 숙박할 수 있는 리조트는 수익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다.

9일 밀양시에 따르면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밀양시 스프츠파크야구장과 가곡야구장 등에서 ‘제2회 밀양아리랑배 전국 우수 고교·대학 야구 윈터리그’를 개최한다. 이 대회에는 전국 24개 팀이 참여해 98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 기간동안 전국에서 1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 지도자 등이 참여한다. 이 과정에 선수 가족과 후원자 등을 감안할 경우, 실제로 밀양을 방문하는 인원은 참가 예상자의 2~3배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행사가 같은 기간에 겹친다는 점이다. 한국중고배드민턴연맹(회장 조보의)과 경남배드민턴협회(협회장 이만기)도 10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밀양시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한국 중고배드민턴연맹 전국 학생우수선수권 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에는 중학·고등부에서 선수와 임원, 지도자 등 600여명이 참여해 개인전을 펼친다. 이 때문에 밀양에는 10일부터 2개의 대규모 체육행사가 동시에 개최되면서 전국에서 선수와 관광객 등이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밀양에는 이들은 수용할 수 있는 격조 있는 호텔이나 리조트 등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구 10만 명 내외인 밀양에는 3성급 호텔이 1곳 뿐이다. 특히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리조트는 전무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와 행사 관계자들은 인근 창녕 부곡온천이나 창원, 부산 등에 숙소를 잡은 뒤 장거리를 이동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리조트 부족은 밀양시가 자초한 측면이 많다. 시는 2019년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해 민간투자자와 함께 밀양관광단지사업단을 공동설립한 후 단장면에 7개 공공시설과 2개 민자시설 건립에 착수했다. 2곳은 골프장과 리조트다. 밀양관광단지사업단은 2023년 3월 골프장(18홀)을 건립해 영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리조트(82실 규모 호텔콘도미니엄) 공사는 수익성 불투명 등을 고려해 착공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밀양관광단지사업단은 2019년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시 밀양시의회에 ‘리조트는 토지보상 완료 후 3년 이내에 건립한다’고 약속했지만, 불명확한 ‘완료 시점’ 등을 핑계로 착공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시는 민간업자가 당초 계획대로 리조트를 건립하도록 감독하고 독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을 추진했던 박일호 전 밀양시장이 지난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중도 사퇴하면서 사업추진의 연속성이 깨져 리조트 건립사업은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밀양시 관계자는 “대규모 행사가 겹치는 바람에 일부 선수와 임원의 숙박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역 내 모텔 등을 이용하거나 인근 도시와 교통여건이 좋아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며 “리조트 건립사업은 빠른 시간 내 착공할 수 있도록 민간사업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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