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산 의원 중 유일하게 3선 고지에 오른 전재수(북갑)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전제로 한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 의원은 11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주변에서 민주당 유일 부산 의원으로서 차기 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가 많아 얘기를 듣는 중”이라며 “다만 최근 당 상황과 시대 상황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느냐가 마지막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총선에서 ‘붉은 밭’이 된 부산에서 나는 ‘푸른 한 점’ 아니냐”며 “민주당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전국 정당이 되는 전략이 나에게 있다”고 자신의 강점을 부각했다. 이와 관련, 전 의원을 지원하는 한 전직 의원은 최근 당내에 ‘전 의원을 위해 뛰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차기 대선의 시대 정신과 관련, “지금 이 시대에 국민들이 가장 갈구하는 것은 싸움을 종식시키고, 평화로워지기를 원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법 제도적 개혁과 함께 리더십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갈등유발형 리더십의 정점”이라고 비판했지만,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만약 출마한다고 해도 이 대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노무현 사단의 ‘막내’ 격으로 정계에 입문한 전 의원은 민주당 험지인 부산에서 3전4기 끝에 20대 총선에서 당선, 22대까지 내리 3선을 지냈다. 특히 22대 총선 당시 막판 보수 결집으로 현역 2인을 비롯해 18개 지역구 중 17개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낙선하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승리해 전인미답의 부산 3선 고지에 올랐다.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문 전 대통령의 ‘복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지지 기반이 겹치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 의원은 “만약 출마한다고 해도 김 전 지사와는 정치적 스탠스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