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해상에서 부산 선적 근해통발 어선에 불이 났다. 불을 피해 바다로 뛰어든 선원 일부가 실종된 상태로 해경이 수색 중이다.
부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8시 40분께 전북 부안군 왕등도 동쪽 4km 해상을 지나던 부산 선적 34t급 근해통발 어선에서 불이 났다고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에 따르면, 선장이 최초로 119에 ‘선박에 불이 났다’고 신고했다. 다만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어선은 이날 오전 7시께 전북 부안군 격포항에서 선장과 선원 등 12명을 태우고 출항했다. 한국 국적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8명이 탑승했다는 게 해경 관계자 설명이다.
해경은 사고 당시 너울성 파도 등 기상이 좋지 않은 탓에 선원들이 먼바다로 떠밀려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해상에 표류 중이던 선원 5명(한국 2명·인도네시아 3명)이 구조됐고, 나머지 선원 7명은 실종된 상태다. 구조된 선원 진술에 따르면, 어선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 전부는 불을 피해 바다로 뛰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된 선원들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미루어 보아, 배를 탈출한 선원 대다수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발생 반나절이 지나면서 구조 골든 타임도 촉박해지고 있다. 이날 왕등도 인근 해상 수온은 5도에 불과했다. 한국항해항만학회지에 실린 ‘해양 수색 구조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익수자 생존 시간 고찰’에 따르면, 수온이 0~5도면 생존 시간이 2시간 30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해역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인명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 경비함정 24척, 항공기 4대 등을 급파, 실종자를 찾고 있다. 또한 인근 어선 4척에도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해경 관계자는 “사고 선박은 추후 격포항으로 예인해 화재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선적의 해당 어선은 선사가 아닌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주는 사고 소식을 듣고 부안군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