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에 칼끝 겨눈 금감원… 내부 샅샅이 들여다본다

입력 : 2025-03-11 2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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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부산은행 등 계열사 포함
지난 10일 시작해 6주간 예정
2019년 이후 5년여 만에 실시
삼정기업 PF 대출 등 점검할 듯
횡령 예방 시스템도 조사 예상

금융감독원이 5년 여만에 BNK금융그룹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부실 대출 우려, 직원 횡령 사건 이후 내부 통제 체계 등에 대해 집중 점검한다.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내 BNK금융그룹 본사. 부산일보DB 금융감독원이 5년 여만에 BNK금융그룹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부실 대출 우려, 직원 횡령 사건 이후 내부 통제 체계 등에 대해 집중 점검한다.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내 BNK금융그룹 본사. 부산일보DB

금융감독원이 최근 삼정기업 상대 대출 손실, 직원 3000억 원 횡령 사건 등으로 우려를 낳은 BNK금융그룹의 정기 검사에 착수해 BNK가 무사히 사정 칼날을 피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BNK금융그룹에 대한 정기 검사는 2019년 11월 이후 5년여 만이다.

금감원은 2023년 발생한 ‘역대급 규모’ 3000억 원 직원 횡령 사건 이후 BNK그룹의 내부 통제 시스템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은행권 첫 정기 검사 대상을 BNK금융그룹으로 정하고 10일부터 검사에 돌입했다. 검사 기간은 다음 달 18일까지, 약 6주간이다. 대상에는 BNK금융지주,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투자증권, BNK캐피탈, BNK저축은행 등이 포함된다. 우선 BNK금융지주, 부산은행, 경남은행과 BNK투자증권에 대한 검사가 10일 시작됐으며 기타 계열사의 검사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를 위해 BNK금융그룹 본사 9층에 수검실이 마련됐으며, 부산과 경남에 50명가량의 검사 인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정기 검사의 중점 사항은 2023년 발생한 3000억 원 직원 횡령 사건 이후 BNK금융 전반의 내부 통제 시스템과 그룹 자회사 대표 선임 체계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달 반얀트리 공사장 화재 여파로 삼정기업이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BNK금융지주가 삼정기업 대출에 대해 1000억여 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하는 등 파장이 커지면서 그동안 이뤄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부실 우려가 높은 대출에 대한 집중 점검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사실상 경남은행에서 3000억 원을 횡령했던 직원도 15년간 투자금융부에서 PF 대출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으로 알려져 BNK금융지주 내부 ‘기업 금융’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BNK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금감원 정기감사가 시작되기 직전에 삼정기업의 기업회생 신청이 있었고 금액도 크다 보니 검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023년 횡령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징계를 받았고, 이후 투명성 있게 대책이 마련됐는지와 내부 통제 관련 지침이 제대로 마련됐는지에 대한 검사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경남은행 직원 3000억 원 횡령 사건에 대해 신규 PF대출 영업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또 BNK금융지주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회생을 신청한 삼정기업, 삼정이앤씨, 정상개발 등 3개사와 반얀트리 리조트 시행사 루펜티스에 지원한 대출에 대한 충당금 1061억 원을 2024년 재무제표에 추가 반영하기로 했다.

이로써 BNK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8027억 원에서 7285억 원으로 742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부산은행 등 다른 계열사들의 당기순이익도 줄어들었다. BNK측은 이에 대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평가해 대손충당금을 전입했고, 추후 경매 등으로 수익금이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통상 금융지주에 대해 3~5년 주기로 정기 검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라 BNK금융그룹은 지난해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관련 대규모 손실 사태에 이어 우리은행 횡령 사건까지 연달아 발생하며 검사 일정이 미뤄졌다.

금감원 검사는 정기 검사와 수시 검사로 나뉜다. 올해 금감원의 정기 검사는 29회, 수시 검사는 709회로 예정돼 있다. 검사에 투입되는 연 인원은 2만 5000여 명이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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