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꼬마위성

입력 : 2025-03-13 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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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8월 48.6kg짜리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대한민국 인공위성 1호 타이틀을 달고 우주로 발사됐다. 이 조그마한 인공위성의 발사가 훗날 대한민국의 우주시대를 여는 서막이 됐다.

인공위성은 무게에 따라 펨토위성, 피코위성, 나노위성, 초소형위성, 소형위성 등으로 나뉜다. 1kg에 못미치는 피코위성과 수십g짜리 펨토위성은 가로 세로 높이가 10cm 이하여서 부피 1리터가 안 될 정도로 작은 극소형 위성이다. 1~10kg짜리인 나노위성까지 ‘꼬마위성’으로 불린다. 10kg을 넘어가면 초소형으로 분류된다. 우리별 1호도 48.6kg짜리이므로 꼬마위성 수준을 넘는 초소형위성에 속한다. 100kg이 넘는 위성부터는 소형·중대형위성으로 취급된다.

초기 우주개발 시대에는 중대형 인공위성들이 정부 주도로 개발됐으나 전자전기 기술과 광학 기술의 발달로 모듈의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꼬마위성 개발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젠 개인회사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한 뒤 소형위성 이상급과 맞먹는 꼬마위성을 잇따라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한국항공대가 무게 1kg짜리 꼬마위성 한누리 1호를 제작해 러시아 발사체에 실어 쏘아올린 바 있다. 발사체 문제로 정상 궤도 진입엔 실패했으나 이후 2013년 경희대가 미국 버클리대 등과 협업으로 개발한 3kg짜리 시네마호 위성 발사 성공의 토대가 됐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최로 국내 여러 대학이 참가하는 꼬마위성 경연대회가 해마다 열려 우주기술 저변 확대와 전문 인력 양성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민간 영역으로 우주개발이 확대되면서 마침내 국내 최초로 기초지자체가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시대가 열렸다. 경남 진주시가 14일 진주샛-1B호로 명명된 1.8kg짜리 나노위성을 미국 스페이스X사 발사체에 실어 발사하는 것이다. 진주샛-1B호는 바다 감시 데이터 등을 수집해 지역 기업에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진주시는 2019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경상국립대 등과 위성 개발사업을 시작했고 2023년 나노위성 진주샛-1호 발사를 시도한 바 있다. 당시 발사체 문제로 실패했지만 위성 자체의 성능은 문제가 없었다는 평가다.

진주시는 진주샛-1B호 발사가 성공하고 나면 시비와 도비 등 50억 원을 투입, 더 큰 위성 개발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다. 작디 작은 꼬마위성에 담긴 우주개발의 크나큰 의지가 신선하다.

이상윤 기자 nurum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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