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 우려로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석 달 만에 다시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2월(95.2)보다 1.8포인트(P) 떨어졌다.
지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으로 12.5P 급락했다가 올해 1월(+3.0P)과 2월(+4.0P) 두 달 연속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했다. 지수 절대 수준도 계엄 이전인 작년 11월(100.7)보다 여전히 낮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2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70·-3P), 소비지출전망(104·-2P). 생활형편전망(92·-1P). 가계수입전망(96·-1P) 지수가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87)과 현재경기판단(55)에는 변화가 없었다.
한은 이혜영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내수 부진과 향후 수출 증가세 둔화 우려가 커지고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가격전망지수(105)는 6P 올랐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었다는 뜻으로, 지난해 7월(+7P)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이 팀장은 “아파트 매매가격이 2월에 많이 올라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과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어떻게 나타날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수준전망지수(92)는 7P나 떨어졌다. 2024년 1월(-8P)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향후 1년 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2월과 같았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