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부고에 충격 빠진 부산 정치권…신중한 분위기 속 조의(종합)

입력 : 2025-04-01 11:53:04 수정 : 2025-04-01 16: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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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전 의원, 선대부터 부산 터 잡은 ‘토박이 정치인’
지역 정치권 “과 만큼 공도 기억해줬으면” 조심스런 애도
성폭력 혐의 고소한 피해여성 인권·신변 보호 지적도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2022.05.02 부산일보DB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2022.05.02 부산일보DB

고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부산 정치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정치인 2세인 장 전 의원은 선대 때부터 터를 닦아온 부산 사상에서 16년의 정치 인생을 보냈고, 가족의 근거지 역시 부산인 ‘토박이’ 정치인이다. 누구보다 지역 인맥이 두터운 장 전 의원의 돌연한 사망이 지역 정치권에 충격을 더하는 이유다. 다만 그의 극단적 선택 배경이 불미스러운 일인 탓에 지역 정치인들은 조심스러운 반응 속에 고인의 생전 부산 발전 노력 등을 언급하며 애도의 뜻을 보였다.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시절부터 장 전 의원과 오랜 연을 맺어온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고인은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함께 해온 오랜 동지”라며 “충격적이고 애석하다. 믿기지 않는다”고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고인도 고인이지만, 유가족들의 상심이 너무나 클 것”이라며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의 총선 불출마 이후 사상 지역구를 이어받은 김 의원은 최근 장 전 의원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뒤 사석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뭔가 오해가 있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움을 피력해왔다.

또 다른 부산 의원은 “이번에 안 좋은 소식이 들린 이후로 전화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가서 너무 안타깝다”며 “오늘 빈소가 차려지면 바로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 의원의 평소 정치 스타일이나 아들 문제 등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는 걸 알지만, 정무적 판단 능력이나 추진력, 토론 실력 등 여느 정치인이 쉽게 따라가지 못할 장점도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비판은 물론 받아야겠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부산 발전을 위한 그의 노력은 기억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부산 3선 국회의원 출신인 하태경 보험연수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고인의 소식에 깊은 충격에 빠져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하는 게 옳은지를 놓고 몇 시간 고민에 빠졌다”며 “그가 죽음으로 업보를 감당했기에 누군가는 정치인 장제원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추모를 해주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쉽게도 큰 논란 속에 그는 갔지만 그와의 정치적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 하나 정도는 있어야 될 것 같아 조의문을 올린다”며 “제가 경험하고 기억하는 장제원은 재능 있고 의리 있는 정치인, 몇번의 정치적 위기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 돌파하는 결단력 있는 정치인이었다”고 회고했다.

장 의원의 한 측근은 “고인의 비극적인 선택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조심스럽지만 법리다툼은 경찰 수사에서 진행될 내용인데 언론에서 자극적 내용이 여과 없이 보도되면서 고인이 견디기 어려웠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발전을 위해 진심이었던 분이었다는 사실 만큼은 잊혀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만 고인의 극단적 선택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장 전 의원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여성의 인권과 신변 보호도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황보승희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선 피해여성은 잘 보호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극단적 선택은 안타깝다. 공인으로 대중앞에 서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고 책임이 많이 따르는 일이다”라고 애석함을 표했다. 국민의힘 수원시정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런 해결 방법 밖에 없다니, 진심으로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피해자의 안전도 꼭 도모해달라”고 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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