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기후변화로 인해 조업 일수가 줄어드는 등 고등어를 주로 잡는 대형선망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하자 생선 도매업자인 중도매인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대형선망업계는 자율적으로 2개월간 조업을 나가지 않는 자율휴어기를 시행 중인데, 어획량이 줄어들자 어가 하락 등의 문제로 중도매인도 휴어기 축소를 대형선망에 요구한 것이다. 최근 대형선망은 조합원이 소유한 1개 선단이 해양수산부 감척 대상으로 확정되면서 조합 해산 위기(부산일보 3월 18일 자 1면 보도)에 처한 상황이다.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는 대형선망의 휴어기를 기존의 두 달에서 한 달로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대형선망조합에 보냈다고 3일 밝혔다. 대형선망의 휴어기는 업계가 어자원 보호를 위해 실시하는 자율적인 두 달간의 조업 휴식기다. 민종진 전국수산물중도매인협회장은 “휴어기에 우리가 쉬는 동안 일본 등은 고등어 조업을 이어 나간다”며 “이때 수입산이 들어와 생선 가격이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감척으로 선망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는데, 조업이 안되면 중도매인 등 후방 인력들이 부산에서 이탈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공동어시장 중도매인들은 어시장 위판고의 70%를 담당하는 대형선망 휴어기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한다. 민 회장은 “안 그래도 조업 일수가 줄어드는 데다가 대형선망 휴어기로 화주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이탈이 가속화되면 중도매인 휴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부산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대형선망은 2004년부터 정부가 지정하는 고등어 금어기(음력 3월 15일~4월 14일)에 한 달을 더해 총 두 달간 자율적으로 조업을 쉬고 있다. 대형선망은 고등어뿐 아니라 전갱이나 삼치와 같은 다른 어종도 잡을 수 있는데, 한 달여간의 고등어 금어기에도 조업을 나가지 않는다. 2023어기 대형선망이 잡아 올린 고등어를 제외한 어종 비율은 45%에 달한다. 어자원 보호와 선원 휴식을 위해 2004년부터 선사와 선원노조의 합의로 자발적 휴어기를 가져왔다. 업계에서는 음력 5월 19일부터 시작해 그다음 해 음력 3월 14일까지를 한 어기로 본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조업을 나갈 수 있는 날도 빠르게 줄고 있다. 대형선망 수협에 따르면 10항차(1항차당 약 25일 조업) 기준 2018어기 조업 일수는 181일이었으나, 같은 항차 기준 2024어기 조업 일수는 126일로 줄었다.
대형선망은 타 업종과 달리 선원과 장기근속제로 계약하기 때문에 휴어기 때도 선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대형선망 관계자는 “최근 선단 1곳이 줄었고, 기상 상황도 받쳐주지 않아 조업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조업 일수 감소는 선망업계뿐 아니라 후방 인력 생계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