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한동훈 전 대표가 15일 인공지능(AI) 분야에 총 200조 원을 투자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약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전날 첫 공약으로 ‘AI 투자 100 조 원 시대’를 발표한 데 이어 한 전 대표가 배 규모의 공약을 내세운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첫 번째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성장하는 중산층’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면서 AI 3대 강국·국민소득 4만 달러·중산층 70%'라는 ‘3·4·7’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는 미래로 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AI 인프라에 150조 원, 생태계 조성까지 포함해 총 200조 원 투자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 AI, 로보틱스, 국방 AI, 드론, 자율주행 등 실제 응용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겠다”며 “‘한국의 팔란티어’가 반드시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부(CIA), 연방수사국(FBI) 등지에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파는 기업으로 시가총액이 지난 2월 말 기준 2100억 달러(약 298조원)에 이른다. 앞서 민주당 이 전 대표는 지난 14일 대선 출마 첫 행보로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를 방문, 100조 규모의 국가 주도 AI 투자계획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번 대선 경쟁의 쟁점을 경제로 보는 양당 주자들이 미래 핵심 산업인 AI 분야에서 앞다퉈 공약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교육과정 전면 개편을 통한 ‘AI 전문 인재 1만 명’ 양성, 국가 차원의 산업 전략 조직인 가칭 ‘미래전략부’ 신설도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 전 대표는 “국민소득 4만 달러가 돼도 세금이 과하다고 느껴지면 삶은 여전히 팍팍할 수밖에 없다”며 “근로소득세 부담을 낮추고 부양가족 인적 공제의 기본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육아휴직자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속세는 개인별 수령 기준인 유산취득세로 전환해야 하고, 배우자 상속은 전면 면제가 맞다”며 “자녀 공제를 확대하고, 과표가 낮은 구간엔 세율을 인하해 대부분 국민의 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지 정책으로는 ‘한평생 복지계좌’ 도입, 복지 구조조정을 담당할 부총리급 ‘사회보장부’ 신설, ‘늘봄학교’ 확대 등을 제시했다. 한 전 대표는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자세로 경제 문제를 풀겠다”며 “그 출발점이 바로 중산층 복원이며, 이는 경제 안보, 사회적 가치, 혁신 경제로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