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땡큐”… 미국, 中 선박 제재에 HMM ‘어부지리’?

입력 : 2025-04-16 15:19:46 수정 : 2025-04-16 17: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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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선박 입항료’ 추진… 이르면 이달 제재안
HMM, 82척 중 中 선박 5척뿐… 미주 노선엔 없어

HMM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HMM 그린호’. HMM 제공 HMM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한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 ‘HMM 그린호’. HMM 제공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중국산 선박에 입항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국내 해운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적 선사 HMM의 경우 국내 조선 3사에서 대부분 선박을 발주한 덕에 중국산 선박 보유율이 낮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당 입항 때 150만 달러(약 21억 원)의 입항 수수료 부과 여부를 이르면 이달 말 결정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USTR는 이 같은 계획을 내놨지만 관련 공청회에서 해운업계와 소비자단체 등의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원안대로 밀어붙이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1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 제재에서만큼은 물러서지 않고 있어 최초 금액보다는 수수료를 감액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제재 의지가 커 수수료 부과가 없었던 일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중국 해양산업 제재가 본격화하면 중국산 선박 비중이 낮은 국내 선사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HMM은 보유한 컨테이너선 82척 중 중국산 선박이 5척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5척 중 용선(빌려쓰는 선박) 2척은 기간 만료로 조만간 반선할 예정이고, 사선(회사 보유 선박) 3척은 1700TEU급의 소형 선박으로 동남아시아 노선에 주로 투입된다.

글로벌 해운사 톱5 중에 중국 선사인 코스코는 중국산 선박 비중이 80%를 넘고 나머지 선사들도 20~45%에 이른다.

HMM은 전신인 현대상선 당시엔 같은 그룹 내 현대중공업 선박을 주로 발주했고 채권단 관리 체제에선 국내 조선 3사에서 골고루 발주하며 국내산 선박 비중이 압도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조선산업 경쟁력 덕분에 HMM이 미국의 중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국내 해운업계는 입항 수수료 부과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만큼 이 정책이 미칠 파장에 신중한 모습이다. 아울러 중국 제재로 인해 물동량이 감소하고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면 결국 해운업 침체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것도 고민거리다.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중국 제재에 따른 수혜가 이미 눈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해운업의 경우 수수료 부과 전까지 섣불리 수혜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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