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 재개발 지구 배후 부지에 파크골프장을 지으려던 부산 중구청의 계획(부산일보 2024년 11월 5일 자 10면 등 보도)이 차질을 빚고 있다. 북항 재개발 사업 주체인 해양수산부가 부지 사용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중구청은 이른 시일 내에 대체 부지를 마련해 사업 추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17일 부산 중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달 중순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BPA)로부터 파크골프장 건립 불가 통보를 받았다. 구청은 지난해부터 부산항 제1부두와 제2부두 사이 부지 4934㎡(약 1500평)에 3홀 규모 파크골프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이 부지는 BPA가 소유하고 있는데 구는 오는 2030년까지 임시 사용을 조건으로 해당 부지에 시비 3억 원을 지원 받아 이번 달까지 골프장을 지을 계획이었다.
북항 재개발 사업을 주관하는 해수부는 중구청이 제시한 임시 사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부지에 향후 북항 재개발 과정에서 도시철도 정거장이 지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추진했던 C베이파크(C-Bay Park)선과 최근 부산시가 발표한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2순위에 오른 부산항선이 이 부지를 관통한다. 해수부는 향후 도시철도 건설이 본격화되면 골프장을 철거하고 부지를 돌려받는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허가를 불허했다.
기존 예정지에 골프장 건립이 무산되면서 중구청이 부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성급하게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자연스레 제기된다. 부지 사용 관련 논의가 완료되기도 전에 구청은 ‘파크골프장 건설’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기 때문이다.
중구의회 강인규 구의원은 “대체 부지를 찾는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중구는 부산 지자체 중 유일하게 파크골프장이 없는 만큼 실내 연습장이라도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북항 재개발 지역에서 파크골프장 대체 부지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안전도시과 관계자는 “중구는 면적이 좁아 북항 재개발 구역 외엔 마땅한 부지를 찾기 어렵다”며 “북항 재개발 지역 내 유휴 부지 2~3곳을 후보로 두고 부지를 확보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