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다음날인 지난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작됐다.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목관을 성 베드로 성전에서 야외 제단으로 운구한 뒤 장례 미사는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의 강론으로 시작됐다. 성찬 전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의식이 이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부분의 전임 교황이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 대신, 평소에 즐겨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묻힌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묻히는 건 1903년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을 택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모든 장례 절차가 끝나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산타 마리아 마제로 대성전까지 운구 행렬이 이어진다. 장례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신자들은 이때 마지막 작별을 나누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국가원수 약 50명과 군주 약 10명을 포함해 130여개국 대표단이 참석했다.
장례 미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짧은 회동을 가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백악관 당국자는 사실을 확인하고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을 중재하며, 최근까지 양국과 협상을 벌여왔다.
한국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이 참석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동행했다.
이날 교황청은 장례미사에 20만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된 일반 조문에는 약 25만 명이 찾았다.
한편,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 회의)는 다음 달 5일부터 10일 사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3분의 2를 득표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이어간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