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제일 인기 있는 초밥집을 꼽으라면 먼저 소개되는 일식집이 있다. 허성우 대표가 운영하는 ‘월강’이 바로 그곳이다. 월강은 부산 서면 복개도로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1979년 서면시장에서 6평 남짓 작은 가게로 시작한 월강은 올해로 46년째. 지금은 허 대표의 부친 허선도 씨에 이어 허성우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부친에게 가게를 계승한 그가 2018년부터 7년째 이끌어 있다. 월강은 ‘달빛이 흐르는 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선도 씨는 손님들에게 최고의 일식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해 벌써 반세기 가까운 역사를 가진 부산을 대표하는 일식 전문점이 됐다. 이런 아버지 손맛이 담긴 가게를 아들 허성우 대표가 물려받은 것이다.
월강에 들어서면 순한 웃는 인상을 풍기는 허성우 대표가 손님을 맞이한다. 아버지를 이어 가게를 잇는 대들보이자 친근한 주인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 품에서 맡을 수 있었던 초밥 냄새가 어느덧 자신의 품으로 들어온 지도 오래다.
가게 입구에는 피규어 300여 개가 양쪽에 전시돼 눈길을 끈다. 이는 허 대표가 일본 인기 청년 만화 ‘원피스’에 빠져 하나둘씩 수집한 것이다.
허 대표의 원래 꿈은 호텔리어로 부산의 유명 호텔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하지만 그는 부친이 오랜 세월 장인 정신으로 일궈온 가게를 계승해 계속해서 부산을 대표하는 일식 전문점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가게 경영을 배웠다고 한다.
그는 매일 아침 6시 30분이면 자갈치시장에서 그날 손님들에게 제공할 활어를 직접 구매하고, 싱싱한 야채도 반여농산물시장에서 매일 공급받는다고 한다.
월강에는 정통 일식 전문점답게 회와 초밥정식, 코스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신선한 고급회와 해산물뿐만 아니라 랍스타 사시미, 민물장어구이, 한우 채끝 스테이크, 전복 버터구이 등 중식과 양식이 가미된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허 대표는 하루 16시간 정도 가게에서 보낸다. 특별한 행사나 모임이 없으면 손님들의 메인 요리는 직접 룸에 서빙하며 손님들과 소통하려 노력한다.
그의 이러한 정성에 지역 기업인, 공기업 임원, 국회의원, 연예인 등이 단골이 되어 찾거나 부산을 방문할 때면 한 번은 꼭 들른다.
월강을 최고로 뽑는 이유가 궁금했다.
“더 화려하게 고급스럽게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지나가는 사람이 누구나 들어와서 회덮밥 하나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물론 우리 가게가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단언컨대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최소한의 가격을 받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월강은 아무래도 다른 일식집에 비해 사람 냄새가 나는 것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
별미와 함께 월강은 프라이빗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다. 4층 건물의 모든 식사 공간이 룸 형태로 돼 있다. 2인룸부터 60인까지 수용하여 프레젠테이션과 회의를 할 수 있는 대연회장까지 갖추고 있다. 몇 년 전에는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간담회를 가질 만큼 좋은 시설을 자랑한다.
그는 “우리는 최고가 아니다. 다만 잘하는 것은 친근함과 부지런함이다. 일식집 주인은 부지런해야 한다.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계속 주위를 살피고 확인해야 한다. 손님의 취향을 살펴 음식은 잘 드시는지, 뭘 못 드시는지, 어떤 대화를 주고 받는지를 주의하며 적합한 요리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누구나 들어와서 먹고 편하게 별미를 즐길 수 있는 가게, 그것이 목표이라고 한다. 평생의 친구처럼.
손님과 술 한잔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친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어떤 음식점은 손님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면 저 사람 돈을 더 빼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저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리고 2대째 운영하는 가게이다 보니 2대에 걸친 손님도 많다”며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추억을 이야기하고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모습, 그대로를 간직해 드리기 위해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월강을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렇게 한 발 한 발 내딛는 그는 2019년부터 부산진소방서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공로패와 감사패도 받았다. 남천로타리클럽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건강한 지역 사회를 만드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요즘 경기도 좋지 않고 오랜 세월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가게를 꾸준히 찾아주시는 손님들 덕에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허 대표가 앞으로 바라는 건 무엇일까. 그는 단순히 음식을 먹고 가는 식당을 넘어서 힐링을 하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에는 100년 가게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월강을 100년 역사의 장인 가게로 운영하는 것이 꿈입니다. 이를 위해 늘 손님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제공하고 편히 쉬어가는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