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측 '전당대회 금지·대선 후보확인' 가처분 모두 기각

입력 : 2025-05-09 18:07:14 수정 : 2025-05-09 19: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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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승리를 다짐하며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도당에서 열린 경기도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승리를 다짐하며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후보자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지지자들의 신청 또한 기각됐다.

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김 후보가 당을 상대로 낸 대통령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을 9일 기각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국위원회를 8일 또는 9일, 전당대회를 10일 또는 11일 소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김 후보 측은 '후보 교체를 위한 전당대회 소집'이라며 반발했고, 전날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와는 별도로 김 후보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 7명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개최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이날과 오는 주말 계획했던 대로 전국위원회와 전대를 열 수 있게 됐다. 전날 열린 가처분 심문에서 김 후보와 원외 당협위원장 측은 "전대와 전국위 개최 목적이 형식적으로는 김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의 단일화지만, 실질적으로는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지위를 박탈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이 전대와 전국위 소집을 공고하며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주장도 폈다. 국민의힘 측은 단일화 절차가 김 후보를 끌어내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전대와 전국위 소집 절차도 적법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부는 전당대회 등 개최 금지를 구한 가처분 신청의 경우 지지자측 소명이 부족하며 국민의힘이 내건 소집공고 안건 등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가 낸 후보자 지위인정 가처분에 대해선 국민의힘 측이 진행하는 절차상 정당의 자율성에 기초한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자의 임시 지위에 있음을 확인해달라'는 취지의 김 후보 신청에 대해 "현재로선 국민의힘이 김 후보가 후보자 자격이 없음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지 않다"며 "이 부분 신청을 구할 필요성이 없고, 가처분 판단을 구할 실익도 없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당이 다른 사람에게 후보자 지위를 부여할 수 없게 해달라는 신청에 대해선 "김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등과의 단일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사실상 후보자 확정과 관련된 단일화 절차 진행에 관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는 김 후보에게 당무우선권이 무조건적으로 보장된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선 "전체 당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단일화 찬성'과 '후보 등록 이전 시점' 두 항목의 찬성 비율이 80%를 넘겼고, 국민의힘이 당헌 제74조의2의 취지를 고려해 단일화 여론 조사 결과에 따라 전대 내지 전국위 개최 등을 추진하는 게 정당의 자율성에 기초한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당대회 등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에 관해선 "소집공고 안건에 '추후 공고'라고 기재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현 단계에서 아직 대의원명부가 확정돼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이어 전국위원회가 전당대회와 같은 날짜에 공고됐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김 후보 캠프는 이날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김문수는 명백한 대통령 후보"라며 "누구도 그 위치를 흔들 수 없다"고 말했다. 캠프 측은 "법원은 김 후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면서도 "그러나 결정문에서는 김문수가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임을 명확히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조차도 김 후보의 지위를 부정하지 못했다"며 "법원도 김문수를 후보로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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