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대선을 불과 24일 앞둔 10일 후보 교체에 나섰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일어난 초유의 사태다.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 후보는 이에 맞춰 입당 절차를 마무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자정을 넘긴 시각 비상대책위원회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연달아 개최하며 ‘새로운 대통령 후보자 선출’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그 결과, 당헌 제74조의2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에 따라 김문수 대선후보의 대선 후보 선출을 취소했다. 해당 당헌은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대선후보 선출에 관한 사항을 비상대책위원회 의결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대선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도 냈다. 후보 등록 신청 기간은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였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속도전에 한 후보 또한 신속한 입당을 통해 발을 맞췄다. 한 후보는 같은 날 새벽 입당 직후 ‘국민의힘 당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저의 목표는 단 하나, 여기서 대한민국의 기적이 끝나선 안 된다는 것, 대한민국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 이것밖에 없다”며 “하나가 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 후보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지명하는 데 동의하는지에 대한 찬반을 묻는 당원 투표가 이날 진행된다. 투표자 과반이 찬성할 경우 통과되고, 오는 11일 전국위원회에서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후보 재선출 절차가 마무리된다.
다만 김 후보가 이같은 후보 교체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후보 등록 전후로 다시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분쟁이 벌어질 수 있다. 앞서 김 후보 측에서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을 저지하기 위해 제기한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 중단', '후보자 지위 확인' 등 가처분 신청은 전날 모두 기각됐다.
아울러 김 후보 측은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오전 선관위 후보 등록을 예고해 향후 파장은 예측불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종 실무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후보는 김문수다. 내일(10일) 아침에 후보 등록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에서 후보 재선출 건이 의결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그 행위 자체가 명백히 불법적 행위이고 명백히 잘못된 행위인데 누가 인정하겠나”라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 측에서는 당 사무처에 이날 오전까지 선관위 후보 등록을 위한 기탁금 및 대표 직인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에서는 김 후보 측의 이 같은 요구에 일단 ‘무대응’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지난 2016년 전신 정당인 새누리당에서 총선 공천을 두고 벌어졌던 이른바 ‘옥새 파동’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