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입찰 유도하면서도 일정 지연 최소화할 묘책 찾기

입력 : 2025-05-12 1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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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자문회의 쟁점은

방파제 건설·매립 병행 여부 등
공사 기간 타당성 비교 검증
건설사 관심 끌어낼 방안도 논의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가덕신공항이 들어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국토교통부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수의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향후 진행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 자문회의를 연다. 자문회의에서는 공사 기간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재입찰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먼저 정부는 13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에서 ‘킥오프 회의’를 연다. 14일에는 서울 또는 세종에서 각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를 본격 진행한다.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기간을 어떻게 산정하느냐다. 공사 기간이 실제로 부족한지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이와 관련해 향후 재입찰에 들어갈 경우, 경쟁입찰이 이뤄지도록 건설사들이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된다.

킥오프 회의에서는 국토부와 부산시, 그리고 유신 컨소시엄(한국종합기술·포스코건설 포함)이 참석한다. 유신 컨소시엄은 기본계획을 수립한 업체다. 이 자리에서는 왜 유신에서는 2029년 12월 개항, 2031년 준공 일정이 가능하다고 기본계획을 수립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토부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낸 기본설계와 유신 컨소시엄의 기본계획을 서로 비교해 가며 타당성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측은 연약지반 안정화 기간으로 공사 기간 17개월을 추가했고 공사 순서 조정으로 인해 7개월이 더 걸린다며 총 24개월의 추가 공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후 버티다가 끝내 사업자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정부·부산시 검토 단계에서 나온 방파제 건설과 매립을 병행하는 방안이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계획상 당초 공사 순서는 방파제 건설과 매립을 병행하는 것으로 돼 있었고 이를 근거로 공사 기간 84개월이 산정됐다. 하지만 현대 측은 방파제 일부를 시공한 다음 매립 시작으로 순서를 바꿨다.

가덕신공항 공사는 바닷물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케이슨을 설치한다. 케이슨은 아파트 10~15층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이를 바다에 가라앉혀 물을 막는 역할을 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기본계획은 케이슨을 설치해 가면서 동시에 매립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현대건설은 케이슨을 설치한 뒤 매립하겠다는 뜻”이라며 “현대건설은 자신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해 시공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본계획과 기본설계 모두 누가 맞다, 누가 틀리다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자문회의는 재입찰 일정과 입찰공고에 대한 내용도 논의할 예정인데, 재입찰 시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조달청이 실시한 부지 조성 공사 입찰은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4번 유찰 끝에 최종적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건설사들은 공사비가 10조 원이 넘는 대형 공사인데다 바다를 매립해야 해 참여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건설사들이 참여해 경쟁입찰이 되도록 유도하는 방안 마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전성과 품질이 확보되면서도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계획이지만 이는 두가지 목표가 상충되는 것이어서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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