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가득 돌아온 배두나 "사랑에 빠지는 바이러스라니요!"

입력 : 2025-05-13 16:03:25 수정 : 2025-05-13 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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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봉한 영화 ‘바이러스’서
사랑 바이러스 감염된 주인공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촬영
“밝고 착한 어른들의 동화”

배우 배두나가 영화 ‘바이러스’로 극장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바이포엠 스튜디오 제공 배우 배두나가 영화 ‘바이러스’로 극장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바이포엠 스튜디오 제공

“누군가를 사랑하고, 나도 보호받고 있다는 감정은 그 자체로 너무 소중하잖아요. 한 번 사는 인생에 그런 기억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배우 배두나는 영화 ‘바이러스’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7일 개봉한 이 영화에서 사랑 바이러스에 감염된 번역가 ‘옥택선’을 연기했는데 그 모습이 흥미롭다.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던 택선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삶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두나는 “어른들의 동화 같은 작품”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배두나의 말처럼 영화의 분위기는 제목과 달리 밝고 희망적이다. 장르 역시 드라마를 기반으로 로맨스와 코미디가 버무려졌다. 배두나는 스크린 속에서 환한 미소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관객을 웃고 울리고, 쨍한 꽃무늬 하늘색 원피스와 핫핑크색 방역복 등 의상과 소품은 영화 속 분위기를 한층 높인다. 배두나는 이 작품이 ‘사랑 바이러스’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마음이 갔다고 했다. 그는 “사랑은 꼭 열병 같고, 감기 같다”며 “사랑은 바이러스처럼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감염 같은 것이라는 설정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무채색에 가까웠던 택선이 바이러스 감염 이후 다채로운 색으로 일상을 채워가는 점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택선이는 병을 앓다가 죽더라도 진심으로 지금이 행복하다고 느꼈을 것 같아요. 그 감정 자체로 너무 소중하잖아요.”

영화 ‘바이러스’ 스틸컷. 바이포엠 스튜디오 제공 영화 ‘바이러스’ 스틸컷. 바이포엠 스튜디오 제공
영화 ‘바이러스’ 스틸컷. 바이포엠 스튜디오 제공 영화 ‘바이러스’ 스틸컷. 바이포엠 스튜디오 제공

이 영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여름에 촬영을 시작해 그해 모든 촬영을 마쳤다. 하지만 이듬해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했고 그 여파로 개봉을 수차례 연기했다. 배두나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영화이지만,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분들이 많아서 제목만으로 슬픈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어 개봉이 늦춰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택선은 슈퍼항체가 있는 인물이라 희망을 주는데, 그런 점에서 코로나 팬데믹 때 개봉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고 봤다. 배두나는 영화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풋풋하다’고 했다. “예전에 촬영한 작품이라 그런지 확실히 어려 보이더라고요. ‘내가 저렇게 귀여웠다고?’라는 생각이 들었죠. 동안이나 주름의 개수 문제가 아니었어요.(하하)”

1998년 잡지 모델로 데뷔한 배두나는 1999년 ‘링 바이러스’로 충무로에 발을 디뎠다. 이후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2000년)와 ‘괴물’(2006년)을 비롯해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년), 일본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린다 린다 린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2010년),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2014년) 등 국내외를 대표하는 명감독들과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겨왔다. 배두나는 “감독님들이 어떤 의도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가장 신경 써서 연기한다”며 “그들이 원하는 걸 잘 수행하는 것이 (배우의) 가장 큰 의무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을 하더라도 진짜 그런 일이 있을 것 같고, 그런 사람이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연기를 하려고 한다”면서 “캐릭터의 발을 땅에 붙여놓겠다는 목표를 갖는 게 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두나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고, 삶을 살수록 (마음) 설레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영화 속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은 사랑하고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마치 ‘어른들의 동화’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밝고, 착하고, 희망적인 작품이에요. 현실엔 사랑 바이러스가 없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우리 모두 조금은 더 밝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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