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30년 전 노무현 따라 민주당 갔더라면"…대선 후 복귀 시사

입력 : 2025-05-15 16:26:48 수정 : 2025-05-15 16: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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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 연합뉴스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느낀 실망감에 국민의힘을 떠났다고 강조하면서도 대선 이후 국내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꿈'에 남긴 댓글에서 "다섯번의 국회의원은 당의 도움 아닌 내 힘으로 당선됐다"며 "그 당이 내게 베풀어 준 건 없다. 박근혜 탄핵 이후 궤멸된 당을 내가 되살렸을 뿐"이라고 썼다. 그는 "3년 전 윤석열에게 민심(民心)에서 압승하고 당심(黨心)에서 참패했을 때 탈당하려고 했으나 마지막 도전을 위해 보류했었는데 이번 경선에서도 사기 경선을 하는 것을 보고 내 청춘을 묻은 그 당을 떠났다. 국민의힘에서 은퇴한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홍 전 시장은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권유에 따라 꼬마 민주당을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회고했다.


과거 홍 전 시장(사법연수원 14기)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비호세력 사건을 수사하면서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당시 의원과 검찰 간부 등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이 사건은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가 됐고, 홍 전 시장에게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후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당시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여당인 신한국당 입당을 권유받았고, 정계 복귀를 선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 측에서도 영입 시도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동교동계와 갈라선 '통합민주당'에서도 당시 노무현 전 의원 등이 찾아와 "홍검, 그렇게 살면 안 된다"며 홍 전 시장의 여당 입당을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홍준표 후보가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B조 홍준표 후보가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홍 전 시장은 대선 후보 경선 탈락에 반발해 지난달 말 탈당한 이후 미국 하와이로 떠났다. 당내 일각에서는 그를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 권성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제7공화국 선진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당과 나라를 지키는데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고, 이날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도 "정중한 예우를 갖춰서 목소리를 존중하고 지혜롭게 받아들여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전 시장은 "하와이는 놀러 온 게 아니고 대선을 피해 잠시 망명 온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면 돌아가겠다. 누군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면 이 몹쓸 정치판을 대대적으로 청소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전 시장 측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본인 당선 시 초대 총리로 홍 전 시장을 고려하고 있으며 실제 제안이 있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보도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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