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경제학” “경제 순환 단순화해 말해”…이재명 ‘호텔 경제론’ 공방

입력 : 2025-05-18 21:30:03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 프린트

이재명 군산 유세서 “호텔 10만 원 예약 후 취소해도 돈 돌아”
이준석 “법인카드로 정육점 결제하고 취소하면 경제가 도나”
이재명 “단순하게 말하기 위해 예시 든 것을 왜곡해 공격”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민주노동당 권영국·개혁신당 이준석·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센터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후 열린 대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호텔 경제론’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현실성 없는 ‘괴짜 경제학’이라고 비판했고, 이 후보는 “경제 순환이 필요하다는 걸 단순화해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호텔경제학은 이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한 발언에서 비롯된 말이다. 그는 당시 “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집에서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며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받아 떠나더라도 이 동네에 들어온 돈은 아무것도 없지만 돈이 돌았다. 이것이 경제”라고 했다. 소비자가 호텔에 10만 원의 예약금을 낸 후 숙박 없이 환불받아 실제 투입된 돈은 없더라도, 예약금 10만 원이 인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거치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취지다.

이준석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그게 경제가 순환하면 케인스 이론의 승수효과(정부 지출을 늘릴 경우 지출한 금액보다 많은 수요가 창출되는 현상)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냐”고 물었고, 이재명 후보는 “승수효과를 얘기한 게 맞다. 경제 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단순화해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는 온라인에 떠도는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론 그림’을 거론하며 “한계소비성향(추가 소득 중 저축되지 않고 소비되는 금액의 비율)이 1로 계속 돈다는 것이냐. 무한 동력이냐”라며 몰아세웠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그림은 제가 그린 게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라고 했고, 이준석 후보는 “그럼 그게 잘못됐다면 왜 계속 그 주장을 하느냐”고 거듭 따졌다. 이재명 후보는 “그게 왜 잘못됐느냐”며 “(한계소비성향이) 1로 돌진 않는다. 극단적 예를 한 번 들어본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거듭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는 2017년 대선 경선 때도 일정 수준의 공적 자금 투입만으로도 내수 경기를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음을 설명하면서 비슷한 비유를 들었다. 이 후보는 이후 호텔 경제론을 꺼내지 않았다가 약 8년 만에 다시 언급했다. 이준석 후보는 “외상 취소로 실제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면, 어떤 지방자치단체장이 법인카드를 들고 가 정육점과 과일가게에서 몇천만 원을 결제하고 나중에 취소하면 경제가 돈다는 것”이라며 “이것을 대한민국 경제에 적용하겠다는 것은 대한민국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