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공의 추가 모집 의료 현장 정상화 계기로 만들어야

입력 : 2025-05-22 05: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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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고통 극심 이젠 복귀 미룰 명분 없어
수련병원 돌아가 의료대란 해소 힘 보태야

부산 한 대학병원의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한 대학병원의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 여파로 의료 현장을 떠난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6개 단체가 건의한 전공의 추가 모집 방안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 수련병원들은 이달 말까지 자율적으로 추가 모집 신청을 받는다. 부산에서도 부산대병원, 동아대병원, 인제대부산백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들이 600여 명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정부가 특혜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이번 조치를 강행한 것은 의료 공백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사직 전공의들은 이번 조치를 마지막 기회로 받아들이고 수련병원으로 돌아오는 것이 마땅하다.

사직 전공의들이 어느 정도 복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최근 실시한 사직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794명 중 약 61%인 2924명이 복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즉시 복귀하겠다는 응답자는 719명(15%)에 불과했다. 2205명(46%)은 특정 조건이 수용되면 복귀하겠다고 답했다. 전공의들이 내건 복귀 조건은 5월 복귀 시 정상 수련으로 인정, 입대한 사직 전공의 제대 후 복귀 보장,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재논의 등이다. 정부의 전격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직 전공의 절반에 가까운 46%의 복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공의 복귀가 늦어지면 전문의 수급 차질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그 피해는 또 국민에게 돌아간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으로 국민들은 그동안 큰 불편을 감수했다.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의료 시스템도 붕괴 위기에 놓였다. 수련병원을 떠난 대다수 전공의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미미한 복귀율을 보였다. 20일 기준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1672명으로 전체의 12.4%에 불과한 상황이다.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중 42.6%에 해당하는 8305명에 대한 유급도 확정됐다. 대규모 유급으로 의대 교육은 당분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의정 갈등을 야기한 의대 증원 문제도 지난달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한 마당이다. 전공의들도 이젠 현장에서 의료대란을 해소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대한의학회 등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추가 모집을 계기로 수련 현장으로 조속히 복귀해 환자 곁에서 성장과 배움을 이어가 달라”라며 “복무 중인 사직 전공의에 대해서는 병역 의무 종료 후 기존 수련병원으로의 복귀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도 “구체화가 필요한 의료개혁 과제에 대해서는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 의정 갈등으로 의료 시스템은 치명상을 입었다. 국민들은 극심한 불편과 고통을 감수했지만 지역 의료와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의료 개혁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젠 더 이상 명분이 없다. 사직 전공의들의 빠른 복귀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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