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사들이 미국 파괴” 상호관세 판결 맹비난…유럽은 관세협상 계속하기로

입력 : 2025-05-30 11: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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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통상법원 “상호관세 시행 중단”
연방 항소법원 “1심 판결 효력 중단” 명령
트럼프 “대법원이 단호하게 뒤집길 희망”

스콧 베슨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5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양자 회담 당일 중국 재무부 차관 랴오 민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콧 베슨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5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양자 회담 당일 중국 재무부 차관 랴오 민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로 한다는 판결이 나온 후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상호관세를 항소심 심리 기간 일시 복원하기로 했다고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무효로 한 1심 법원의 판결을 맹비난하며 대법원이 이를 번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 연방 국제통상법원의 판결은 너무 잘못됐고 너무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이 끔찍하고 국가를 위협하는 결정을 신속하고 단호하게 뒤집기를 희망한다”며 “배후의 사기꾼들(hustlers)이 우리나라를 파괴하도록 허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글을 올렸다.

앞서 국제통상법원은 28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 무역 상대국에 매긴 상호관세 등을 무효화하고 시행을 금지하도록 판결했다. 그런데 곧바로 이날 연방 항소법원은 항소심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판결의 효력을 일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상호관세를 둘러싼 주변의 환경이 매우 유동적이고 불투명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올린 글에서 “다행스럽게도 11명으로 구성된 항소법원 재판부가 국제통상법원의 판결을 일시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진좌파 판사들과 일부 매우 나쁜 사람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가 잃게 될 수조 달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돈”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처럼 미국 법원의 결정이 오락가락하며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다음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급 회의 자리에서 애초 계획대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법원의 판결과는 다른 방법을 통해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큰데다 상호관세가 아니라 품목별 관세는 유지되는만큼 협상 태도를 바꾸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 법원의 판결에 대해 아직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곧 들어설 새 정부에서 협상의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시 미 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관세 협상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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