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철강 50% ‘관세폭탄’ 발효… 韓 철강 어쩌나

입력 : 2025-06-04 15: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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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출 비중 13%로 가장 높아
관세 부과되자 지난달 20% 감소
공급과잉·경기침체 속 실적 부진
이재명 정부 통상 협상에 기대해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용광로)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용광로)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미 중국산 저가 공세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국내 철강 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잃은 상황에서 앞날이 더 깜깜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대미 통상 협상 성과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자국으로 수입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키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25%도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미국 철강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버틸 순 있었다”면서도 “50%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 사실상 수출 자체가 막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비중은 1위(13.06%)로, 일본(11.45%), 중국(9.95%), 인도(8.01%), 멕시코(7.55%)를 앞섰다. 미국은 한국 철강업계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주요 시장인 것이다.

트럼프 2기는 이미 지난 3월 12일(현지시간)부터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했고 한국의 철강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한 지난달 철강 수출은 20.6% 감소했다.

철강업계는 이미 중국발 저가 공세에서 비롯된 공급 과잉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추락하는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5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기간 현대제철은 영업손실 19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동국제강도 영업이익이 91.9% 급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조치가 결국 외국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충격요법’인 만큼 새 정부의 역할이 크다고 기대한다. 이미 한국 철강 업계 1·2위인 포스코그룹과 현대제철은 8조 5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 제철소 건설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일관제철소는 2029년이 돼야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정국이 혼란하다 보니 그간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통상 협상이 힘을 받지 못한 모습이었다”며 “새로운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고 업계도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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