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지도부 총사퇴” 압박
김용태 등 지도부 거취 주목
김문수 전 후보 당권 도전설도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이후 첫 의원총회를 열고 당 수습 방향과 지도부 거취 문제를 논의한다. 정권 재창출 실패에 따른 책임 공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의총에서는 전당대회 개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원내대표 교체 등 다양한 당 재편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앞서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총사퇴” 요구가 이어진 가운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거취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책임론이 불거지자 권성동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원내대표 사퇴를 선언했다.

당내에선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문수 전 대선 후보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전 후보는 대선 다음 날인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관악산에서 턱걸이하는 사진을 올리며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당권 도전의 신호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전 후보의 메시지는 당권 도전 선언과 다름없다”며 “다시 국민의힘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동력이 없다”며 “국민의힘 내 주류인 친윤계는 김 후보를 당대표로 만들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당내에선 김 전 후보의 복귀 행보에 회의적 시각도 많다. 친한동훈계 정성국 의원은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가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김 후보는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며, 당대표를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비윤계 김재섭 의원 역시 “과거 홍준표 모델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패배 책임이 있는 후보가 당권을 노리는 것은 유권자에게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후보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지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당권 문제는 결국 당원과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며 “여론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거 기간 헌신한 인사도 있었고, 오히려 당을 흔든 이들도 있었다”며 일부 친윤계 인사에 대한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