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재개발에 들어가며 오는 9월부터 500면 규모의 주차장도 단계적으로 폐쇄돼 일대 주차대란이 우려된다. 주차된 장기 방치 차량에 대한 견인 절차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지난달 27일부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인근에 펜스를 설치하고 재개발을 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오는 9월 요트경기장 주차장도 단계적 폐쇄에 들어가 2026년 1월부턴 주차장 전체가 폐쇄된다. 재개발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약 1년간 주차장 문이 닫힌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500면짜리 무료 공영주차장으로, 인근의 대형 교회와 주거 단지, 상업 시설 등의 많은 주차 수요를 감당하고 있다. 이곳은 주말이면 부산 대형 교회인 수영로교회 방문객들로 붐빈다.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도 무료로 개방된 주차장에 차를 대고 해변 러닝과 자전거 타기 등을 즐긴다.
재개발로 주차장이 폐쇄되면 시민들은 마땅한 주차 장소를 찾기 어려워 주차난이 우려된다. 해운대구 주민 안 모(46) 씨는 “지금도 주말이면 예배를 보러 온 시민들이 마땅한 주차 장소를 찾지 못해 교회 입구에 50~100m가량 차량이 늘어서 있어 유턴하기 버거울 정도”라며 “주말마다 더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인근에 다른 공영주차장을 지으려면 시비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 새 주차장 마련 가능성도 희박하다. 부산시는 빨리 요트경기장 재개발을 마치는 게 최상책이라는 입장이다.
요트경기장에 주차된 장기 방치 차량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주차 요금을 받지 않는 수영만 요트경기장 주차장 곳곳에는 캠핑카와 카라반, 트럭, 버스 등 총 65대의 차량이 장기간 방치돼 있다. 시는 지난해 9월 이들 차량에 자진 이동하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장기 방치 차량을 강제로 견인하는 행정대집행 절차도 시행 중이다.
현재까지 65대의 장기방치 차량 중 37대가 이동 완료됐다. 25대가 자진 이동, 12대는 강제 견인됐다. 견인 차량은 해운대구 임시 차량 보관장소에 약 1년가량 보관했다가 감정평가를 통해 공매 또는 폐기된다.
다만 강제 견인 절차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관리하는 부산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최근 해운대구 전체적으로 견인 차량이 많아 견인차량보관소가 거의 만원인 상태”라며 “올해 안으로 순차적으로 견인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요트경기장 재개발이 끝나고 2027년 문을 열 새 주차장은 재개발 민간 사업자인 아이파크마리나(주)에서 유료로 운영한다. 주차면은 현재 500면에서 807면으로 늘어난다. 요금은 인근 벡스코에 준하도록 설정할 예정이다. 현재 벡스코 주차 요금은 일반 승용차 기준 10분에 450원이다.
부산시 도시인프라개발과 관계자는 “주말 주차난 해소와 새로 입주할 상업시설 주차 수요를 고려해 법정 기준보다 40~50% 더 넉넉히 주차면을 마련했다”며 “민간 투자사업인 만큼 새로 지어질 주차장을 무료로 운영하긴 어렵지만, 사업자가 과도한 주차 요금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