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와 5대 개혁안을 두고 의원총회를 다시 연다. 앞선 의총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재선 의원 15명이 김 위원장의 임기 연장과 개혁안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계파 간 입장차가 여전한 만큼, 이날 회의에서도 격론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11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헌법 파괴 저지를 위한 현장 의총’을 열고, 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재판 연기를 비판했다. 오후에는 국회에서 김 위원장의 5대 혁신과제와 임기 문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이번 의총은 지난 3일 대선 패배 이후 세 번째로 열리는 회의다. 앞서 5일과 9일 열린 의총에서도 지도체제 개편, 당 개혁 방안 등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지만, 뚜렷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 5일 권성동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 이후에도 전당대회 개최 여부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 감사 △민심·당심 반영 제도 개선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등 이른바 ‘5대 개혁안’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특히 친윤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고,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선 의원 15명이 김 위원장의 혁신안에 지지를 밝히며 당내 역학 구도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날 오후 의총에서도 개혁안을 두고 의견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힘 재선 모임’은 지난 10일 오찬 회동을 갖고, △늦어도 8월까지 전당대회 개최 △김 위원장 임기 연장 및 비대위 재구성은 신임 원내대표와 협의 △혁신안 실천을 위한 민심 청취 대장정 추진 등의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권영진, 이성권, 김미애, 강민국, 김승수, 김예지, 박정하, 서범수 등 의원 15명의 이름이 담겼다. 권영진 의원은 “김용태 위원장만큼 혁신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전당대회까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계속 맡는 것이 순리”라고 밝혔다. 다만 “취지와 정신에는 공감하지만, 탄핵 반대 당론을 무효화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는 민심 청취 이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