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고교서 총기 난사… 최소 10명 숨져

입력 : 2025-06-11 11:05:24 수정 : 2025-06-11 14: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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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도시 그라츠 고교에 전 학생 침입
2정 총기 난사 후 화장실서 목숨 끊어
전 학생으로 왕따 피해자 미확인 보도
총리, 3일간 ‘국가 애도 기간’ 선포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남동쪽 그라츠에서 일어난 고교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학교 근처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남동쪽 그라츠에서 일어난 고교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경찰들이 학교 근처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그라츠 하우프트플라츠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날 벌어진 고교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그라츠 하우프트플라츠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날 벌어진 고교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애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오스트리아 제2 도시 그라츠 한 고등학교에서 전 학생이 벌인 총기 난사로 최소 10명이 숨졌다. 현대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참혹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크리스티안 슈토커 오스트리아 총리는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간) 오전 10시께 오스트리아 그라츠 한 고등학교에서 21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는 이 고등학교에 다녔던 전 학생으로, 학교 내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슈토커 총리는 이날 그라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상 어두운 날”이라며 “우리 모두를 깊이 충격에 빠뜨리는 국가적 비극”이라고 말했다. 슈토커 총리가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면서, 이 기간 공공기관에 조기가 게양되고 11일 오전 10시에는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전국적으로 1분간 묵념을 하기로 했다.

총기 난사 사건은 그라츠 구시가지에서 약 1km 떨어진 고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총격 신고를 받고 특수 부대를 포함한 300명 이상의 경찰이 현장에 투입됐고, 학생들은 긴급 대피했다. 경찰은 17분 만에 현장의 안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게랄트 오르트너 그라츠 경찰청장은 “용의자는 장총 1정과 권총 1정을 사용했고, 현장에서 모두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 합법적으로 용의자가 소유한 무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게르하르터 카르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이 남성이 과거 이 학교에 다녔지만 졸업하지 못한 채 중도 탈락했다”고 전했다. 카르너 장관은 이날 오후 기준 사망자 9명 중 6명은 여성, 3명은 남성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그라츠의 한 병원에서 부상자 중 1명인 성인 여성이 숨지면서 사망자는 총 10명으로 늘어났다고 오스트리아 언론이 보도했다.

용의자는 아날로그·디지털 형태의 유서를 남겼고, 부모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지만 범행 동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한 신문은 “용의자가 2개의 교실에서 총격을 가했고 그중 하나는 자신이 과거 다녔던 교실”이라면서 “용의자가 학교 폭력(왕따) 피해자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스트리아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낳았다. 앞서 202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이슬람국가(IS) 추종자의 총기 난사로 4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친 사건이 있었다. 또 2015년 6월 한 남성이 그라츠 시내에서 SUV 차량을 몰고 군중에 돌진해 3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친 일도 벌어졌다.

오스트리아는 사냥 문화가 있는 나라로 유럽연합(EU) 내에서도 총기 관련 법이 느슨한 편이다. 유럽에서 민간 총기 보유율이 높은 국가 중 하나기도 하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일반적인 수동 장전식 소총이나 엽총은 18세 이상이면 허가 없이 구매할 수 있다. 총기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무기 소지 금지 기록이 없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반자동 소총이나 반복 장전식 엽총은 구입이 까다로워 총기 소지 카드와 허가증이 필요하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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