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휴전 제스처에 미 “곧 회담 가능성”

입력 : 2025-06-17 17: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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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상호 공습 5일째
이란, 제3국 통해 협상 의사 비쳐
미 특사·이란 외무장관 만날 듯
트럼프, G7 조기 귀국·NSC 소집
이스라엘, ‘핵 제거’ 입장 고수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상호 공습 5일째, 이란 테헤란을 벗어나는 차량 행렬로 카라지-찰루스 도로에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상호 공습 5일째, 이란 테헤란을 벗어나는 차량 행렬로 카라지-찰루스 도로에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5일째, 이란이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에 휴전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이 이번 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간) 이란이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제3국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압박해 즉각적인 휴전에 나서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SNS 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으로 외교를 원하고 전쟁을 멈추고 싶다면 다음 조치가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은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 공격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대응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동참하지 않는 한 미국과 핵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는 데 열려 있다는 입장을 제3국을 통해 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15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과의 핵 협상을 취소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번 주 중 회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목표는 핵 합의 및 이스라엘-이란 전쟁 종식과 관련한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논의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경 대응을 강조했던 이란이 이스라엘과 휴전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는 이유로는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에 이란 주요 군 지도자들이 숨졌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조차 암살 위험에 피신한 상태기 때문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란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다른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미 우리는 60일의 기회를 줬다”고 강조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시설을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로 폭격할 것을 주장해 왔다. 포르도 지하 핵시설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예정보다 일찍 귀국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지시하면서 이란과 전쟁에 직접 개입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이스라엘 매체의 추측성 보도가 쏟아졌다. 하지만 백악관은 “미군은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여기에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협상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 소셜에 “이란은 내가 제안한 ‘합의안’에 서명해야 했다. 정말 유감이고 인명의 낭비다”라면서 “분명히 말하지만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나는 계속 그렇게 말해왔다!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대피를 촉구한 이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관도 17일부터 문을 닫기로 하고 직원들에게 자택 대피 등을 지시했다. 16일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긴급 안전 공지를 올리고 “이스라엘 민방위사령부의 지침과 안보 상황을 고려해 예루살렘의 미 대사관은 내일(17일)부터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도 자국민들에게 이스라엘에서 탈출할 것을 요청했다. 주이스라엘 중국 대사관은 “가능한 한 빨리 육로를 통해 이스라엘을 떠나라”고 권고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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