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22일(현지 시간) 미국의 자국 핵시설 공격에 대해 확인하면서도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터무니없으며,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발하며 이스라엘에는 미사일 공격으로 응수했다. 또한 이란의 우방국들도 미국을 향해 긴장을 높이는 불법 행동을 했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AP·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원자력청(AEOI)은 이날 자국의 포르도와 이스파한, 나탄즈의 핵시설이 공격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AEOI는 “적들의 사악한 음모가 핵 순교자들의 피로 이뤄진 이 국가 산업(핵) 발전의 길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위대한 이란 국민에게 확언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공격을 예상해 미리 포르도 내 핵시설을 미리 빼뒀기 때문에 결정적 피해는 없었다는 이란 당국자의 발언도 나왔다.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은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며칠 동안 포르도 시설에 대한 공격을 예상했다”며 “이에 핵시설을 대피시켰으며, 오늘 공격으로 인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는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이란 의원은 이란 파르스 통신에 “포르도 시설이 심각한 손상을 입지 않았으며 피해는 대부분 지상 부분에 국한돼 복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러 관계자를 통해 큰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있는 이란은 자국 공격에 나선 미국을 향해 즉각 맹비난을 퍼부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X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란의 평화적 핵시설을 공격함으로써 유엔 헌장, 국제법,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오늘 아침의 사건은 터무니없고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을 향해서도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AFP 통신은 이란 국영 TV를 인용, 이같이 전하며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도 이란발 미사일로 인해 이스라엘 전역의 여러 지역에 경보가 울렸다고 확인했다. 이어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요격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친이란계로 꼽히는 중국도 미국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2일 긴급 논평에서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미국의 일방적 군사 공격은 무모한 긴장 고조이자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불안한 분쟁에 대한 이런 직접적 개입은 이란의 주권을 침해하고 유엔 헌장의 근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격은 이란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집중적인 외교 노력 가운데 발생했다”며 “해결을 목표로 한 전체 과정을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