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의회가 경부선 ‘물금역’의 명칭을 ‘양산 물금역’으로 변경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건의했다.
KTX가 정차하는 양산시 대표 역의 이름에 ‘양산’을 병기하자는 이 같은 움직임이 이번에는 실제 명칭 변경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양산시의회는 정숙남 의원이 대표 발의한 ‘KTX 물금역 역명 변경 건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24일 밝혔다.
건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자 양산시의회는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경남도와 양산시, 지역 국회의원 등 관계기관에 이를 발송했다.
건의안은 경부선 ‘물금역’을 ‘양산 물금역’으로 명칭을 변경하자는 것이 골자다. 2023년 12월 물금역에 KTX가 정차한 이후 양산시를 찾는 방문객은 늘고 있지만, 역 이름만으로는 양산시 관할임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기존 물금역 명칭에 양산을 병기해 지리적 소속을 명확히 하고 양산시의 브랜드 가치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양산시의회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2009년 ‘송정리역’이 ‘광주 송정역’으로, 2020년에 ‘지제역’이 ‘평택 지제역’으로 각각 이름을 바꿔 지역 대표성과 대외 인식을 강화했다”면서 “‘양산 물금역’으로의 명칭 변경은 단순히 역명을 바꾸는 것을 넘어 물금읍이 양산시의 중심이자, 교통 거점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상징적 조치”라고 말했다.
양산시가 정 의원 등의 건의안을 수용할 경우 양산시 지명위원회와 국토부 역명심의위원회 등을 거치는 역명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한다.
1905년 문을 연 물금역은 양산을 대표하는 역이다. 2023년 12월 KTX 정차 이후 이용객이 늘어 지난해 처음으로 이용객 수 100만 명을 넘어섰다.
물금역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건 양산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대규모로 유입되기 시작한 지난 2007년부터다.
당시 신도시 조성을 마친 양산시는 ‘물금역’을 ‘양산역’으로 변경해 양산의 지명도와 인지도를 높이겠다며 개명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100년도 넘는 물금역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물금읍 주민들의 반발에 역명 변경에 따른 경비 부담 등으로 흐지부지됐다.
그 후 2013년 양산시의회 정석자 의원이 행정사무 감사에서 ‘물금역’을 ‘양산물금역’으로 변경하자고 또다시 제안했지만, 같은 마찬가지로 불발됐다.
물금역 명칭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자 양산시는 2023년 양산시민통합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명칭 변경에 대해 온라인 시민 의견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양산 시민 1만 1205명 중 61.3%가 물금역의 역명 변경에 찬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찬성 의견 못지않게 반대 의견도 비등해 양산시는 재차 역명 변경을 보류했었다. ‘역명 변경 시 사업비 부담’을 언급하자 찬성 의견은 54.3%로 7%P 하락한 결과가 나온 것도 보류 이유 중 하나였다.
양산시는 이날 양산시의회의 건의문 채택에 “물금역 명칭 건의안이 집행부로 오는 대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