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죽음, 구조적 문제 밝혀야”… 부산 지역 예고 학부모회 기자회견 개최

입력 : 2025-06-24 17:54:51 수정 : 2025-06-24 20: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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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의 한 예술고등학교 학부모회를 주축으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24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의 한 예술고등학교 학부모회를 주축으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

부산에서 같은 학교 고교생 3명이 동시에 사망한 사건(부산일보 6월 23일자 1·3면 등 보도)와 관련 해당 고등학교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숨진 아이들에 대한 애도와 함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부산 A 예술고등학교 학부모회(이하 학부모회)는 24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에 기반해 공정하고 명확한 수사와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부모회 측은 “사랑으로 품었던 소중하고 귀한 아이 셋을 잃었다”며 “사건이 발생하고 아무도 원망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사치이고 부끄러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른으로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과 울분을 참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학부모회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로만 보아선 안 된다며, 학교 운영과 제도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확인과 공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한 명도 아닌 3명의 아이가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숨진 3명의 학생과 오랜 시간 함께해온 학원 선생님들도 이들의 죽음에 대해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숨진 한 학생이 다니던 학원 강사는 “분명 아이들이 힘들어했던 이유가 있었고, 지속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있었을 것”이라며 “억울한 죽음을 규명할 증거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숨진 또다른 한 학생이 다니던 학원 강사는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너무 많이 퍼지고 있어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다”며 “모두를 힘들게 하는 무책임한 말들이 더는 이어지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토로했다.

숨진 한 학생의 삼촌은 지난 23일 오후 <부산일보>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맨날 대회에서 1등만 하던 아이가 이렇게 죽은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나서서 제대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학생의 어머니 역시 “올 초 갑자기 한국무용 전공 강사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아이가 스트레스와 혼란이 컸다”며 “학교 측과 재단이 어떤 다툼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어느 누가 학교를 믿고 맏길 수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경찰은 사건의 배경을 신중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과 주변인들이 깊은 슬픔과 감정의 동요 속에 있어 일반적인 변사사건보다 수사 속도가 더디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숨진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다른 사망 원인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교육당국은 숨진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의 재단을 대상으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 부산시교육청은 25일부터 15명 규모의 감사팀을 꾸려 수업 환경과 인사 운영 방식 등 학교 전반을 폭넓게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지난 3월 해당 학교에서 전공 강사 14명 중 11명이 교체된 뒤 학생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민원이 제기된 만큼, 당시 인사 조치의 배경과 절차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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