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능력 완전 파괴 안 돼”…휴전 합의에도 불안한 평화

입력 : 2025-06-25 10:06:51 수정 : 2025-06-25 16: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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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시설 완전한 파괴” 주장 배치
미 국방정보국 이란 피해 보고서 평가 인용
CNN·워싱턴포스트 “핵 능력 몇 달 지연 정도”
이스라엘·이란 휴전 합의에도 불안은 계속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 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12일 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만찬장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타격해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지만, 지하 시설이 파괴되지는 않아 이란의 핵 개발을 몇 달간 지연시켰을 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 때문에 양국이 가까스로 휴전에 합의하기는 했지만, 불안한 평화가 계속될 전망이다.

24일(현지 시간) CNN,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미국 국방부 정보 담당 조직인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에 따르면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은 파괴되지 않았고 수개월 핵능력을 퇴보시킨 정도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벙커버스터를 동원한 이란 핵시설 공습을 통해 이란의 핵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힌 것과 반대되는 정보다.

이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 합의를 어긴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질책한 이후, 양국이 서로의 승리를 주장하면서 일단은 휴전하기로 한 상황에서 나왔다.

특히, CNN은 미국 중부사령부의 이란 ‘전투 피해 평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DIA가 내린 초기 평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식통 2명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는데 “이란이 생산해 가지고 있던 농축우라늄이 파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DIA 보고서를 근거로 “공습은 핵시설의 출입구를 봉쇄했을 뿐 지하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고 일부 원심분리기는 여전히 손상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 정보 평가가 “완전히 틀렸다”고 반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면서도 “일급비밀이지만 정보 당국 내 하급 ‘실패자’에 의해 정보가 CNN에 유출됐다”고 밝혀 DIA 보고서의 존재는 인정했다.

지난 21일 미국은 ‘한밤의 망치’(미드나잇 해머) 작전을 통해 B-2 폭격기에 실은 벙커버스터를 이란의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3개 핵시설에 투하했다. 이후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은 서로 공격을 주고받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가까스로 휴전 합의에 이르렀다.

양국은 휴전 직전까지 자국의 승리를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휴 이스라엘 총리는 “핵으로 인한 전멸 위협과 2만 기 탄도미사일로 인한 전멸 위협이라는 2가지 존재적 위협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란이 “위대한 승리”를 거두며 전쟁을 종료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휴전 이후 이스라엘군은 24일 오후 8시를 기해 국가 전역의 제한 조치를 해제했고,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도 재개방했다.

가까스로 휴전에 이르기는 했지만 평화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번 충돌의 중요한 장이 마무리되었지만 이란에 대한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앞으로 작전은 하마스(친팔레스타인 반군 )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군 역시 “우리가 가한 타격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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