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복지 관련 기관이 가족 돌봄으로 학업·진로를 포기할 위기에 놓인 ‘영 케어러’(가족 돌봄 아동·청소년)를 발굴해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사례 발굴부터 지원책 연계, 자립 지원까지 체계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부산시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시사회복지관협회는 다음 달부터 올 연말까지 영 케어러의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한 사업으로 ‘드림리턴즈’를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세 기관은 드림리턴즈 사업을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영 케어러를 발굴하고 대상자별 상담 등을 통해 맞춤형 지원을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들의 돌봄 부담을 줄여 진로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보장하자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앞서 지난 4월 세 기관은 발굴 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번 사업은 부산에 거주하는 만 24세 이하 영 케어러 50명을 대상으로 하며, 선정된 이들에게는 1인당 최대 150만 원의 현금 또는 서비스가 지원된다.
현금 지원은 돌봄 시간을 줄이기 위한 생활비 등을 포함하고, 서비스 지원은 학교, 병원 등 공적·민간 자원 연계, 돌봄 지원 인력 파견, 가정 내 필요 물품 제공 등을 통해 이뤄진다.
영 케어러는 중증질환, 장애, 치매 등을 앓는 조부모나 부모의 간병과 생계 등 돌봄을 책임지는 아동·청소년을 뜻한다. 1980년대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국내에선 ‘가족 돌봄 아동·청소년’으로 정의한다. 이들은 학업이나 정서·경제적 부담이 중첩된 상황에서 자라며 성인 이후에도 고립, 실업, 빈곤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복지사업팀 관계자는 “영 케어러는 전체 아동·청소년의 약 5~8%로 추산되지만, 부산은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대상자 발굴과 지원 체계가 미비한 상황”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돌봄 대책의 토대를 마련해가겠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