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3명 숨진 고등학교서 전교생 설문조사 한다

입력 : 2025-06-26 17:32:11 수정 : 2025-06-26 17: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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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전반, 전임 강사 부적절 행위 여부 등 교육청 설문

지난 24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의 한 예술고등학교 학부모회를 주축으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일보DB 지난 24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의 한 예술고등학교 학부모회를 주축으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부산일보DB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21일 해운대구 좌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부산 지역 예술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부산일보 6월 23일 자 1·3면 등 보도)과 관련해 해당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공 전임 강사 등의 부적절 행위 등을 확인하는 설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학부모들의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내용을 학생들에게 직접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2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학생들 시험이 끝나는 대로 다음 주 중 전교생을 대상으로 학교생활 전반과 우울감 등을 조사하는 설문을 진행한다. 아직 구체적인 설문 항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전임 강사 문제를 짚는 항목이 포함될 예정이다. 사건 후 우울감과 학교 행정 전반적인 부분은 물론 수업 만족도에 대한 내용 등을 묻는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5일 시작된 학생 사망 사건 관련 교육청 특별감사의 일환이다. 교육청은 15명으로 구성된 감사반을 투입, 해당 학교법인 산하 학교를 대상으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특별감사에선 관선 체제로 운영되는 해당 학교법인의 중·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제기한 민원을 비롯해 학교 운영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교육청은 숨진 학생들과 같은 학년 학생·학부모들이 제기한 의혹을 고려해 설문 항목을 정하기로 했다. 일부 학부모는 최근 전공 전임 강사가 학기 초 대거 교체돼 학생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했는데 이에 대해 폭넓게 조사할 예정이다.

한 숨진 학생의 삼촌은 지난 23일 <부산일보>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맨날 대회에서 1등만 하던 아이가 이렇게 죽은 게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나서서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부 학부모는 해당 학교의 강사가 한 학생에게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가했다며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경찰은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했으나 고발내용이 불분명한 점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뚜렷한 혐의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이번 설문을 통해 경찰 수사가 필요한 정황이 포착되면 고발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찰도 사건을 단순한 변사 사건으로 보지 않고 사건의 배경을 신중히 들여다보고 있다. 숨진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다른 사망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며 CCTV를 통해 동선도 파악 중이다. 다만 학생들의 죽음에 영향을 끼친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려면 관계자나 관계 기관의 고소·고발이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생활 전반에서 불합리한 일들이 있었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다수 모이거나 특별감사에서 경찰 수사가 필요한 혐의점이 발견되면 교육청 차원에서 고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고발이 들어오면 사건과 관련된 의혹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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