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학교가 지난 5월 출신 고교 현장 홍보 활동에 참여한 재학생 900여 명에게 활동비를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예고한 지원금도 축소 지급될 예정이어서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일 한국해양대학교에 따르면 해양대 해사대학은 지난 5월 15일부터 이틀간 재학생 대상으로 출신 고교를 방문해 모교 후배들에게 대학을 소개하는 학교 설명회 사업을 진행했다. 해당 사업에는 총 9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그러나 학기가 끝난 현재까지도 활동비가 지급되지 않자 일부 학생들이 학교 측의 늑장 대응에 항의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 활동비 지급 시기를 문의할 때 마다 추후 공지하겠다는 답변을 반복하더니 학기가 끝나 버렸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학생들은 최초 설명회 공고에서 안내한 금액보다 축소된 지원 규모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해양대는 사업 초기인 지난 4월 27일 학생들에게 교통비 전액(10만 원 이내)과 여비 2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학교 홍보를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 5월 14일,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지역에 따라 교통비 최대 3만 원만 지급하고, 여비는 지급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논란은 해사대학이 대학본부의 예산 규모를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재학생에게 설명회 참여를 독려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사대 재학생 A 씨는 “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출석 인정이 안 되거나 벌점이 부과된다고 해 사실상 반강제로 갔다”며 “결국 사비를 들여 학교 홍보 활동에 다녀온 셈이 됐다”고 말했다.
해사대학 설명회는 해사대 재학생이 직접 졸업한 고등학교를 찾아가 해양대와 해사대학의 학과 구성·진로·생활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해사대 특유의 생활 규율, 승선 실습, 진로 경로 등 차별화된 특성을 알릴 수 있어 학교 측에도 중요한 홍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해양대는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이날 하반기 예산 1800만 원을 편성하고, 설명회 참석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홍보 활동비를 신속히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배정된 예산을 추가로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학생 1인당 지급 금액은 최초 공고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해양대 관계자는 “지난해 200~300명 수준이었던 참여 학생이 올해 900여 명으로 늘면서 최초에 안내한 금액을 모두 지급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예산에 맞게 적정 참여 인원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